‘가을의 기도’라는 시로 유명한 광주 출신 다형(茶兄) 김현승(1913∼1975)을 기리는 시비가 30일 광주 남구 양림동 호남신학대 교정에 세워졌다.
시인이 살았던 남구 양림동의 주민자치위원회와 후배 문인들의 모임인 김현승시비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문병란·전 조선대 교수)가 광주시와 남구청의 후원을 받아 이날 제막식을 가진 것.
시비는 펜촉과 횃불을 상징하는 3m 높이의 주조형물과 ‘가을의 기도’가 새겨진 책 모양의 비문, 시인의 연보와 시평(詩評), 후배 문인 이름이 새겨진 조형물 등 3개로 구성돼 있다.
시비 건립에 참여한 송인동 호남신학대 교수는 “무등산장 입구에 선생을 기리는 ‘눈물’이라는 시비가 있지만 고인의 생가가 있던 양림동에는 선생의 자취를 찾아 볼 수 없어 무등산이 한눈에 바라다보이는 곳에 시비를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김현승 시인은 양림동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조선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문병란, 문순태, 손광은, 진헌성 씨 등 역량 있는 작가들을 배출해 남도 현대문학의 기틀을 다졌다.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사랑과 고독 등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를 많이 썼으며 대표작으로 ‘김현승 시초’, ‘옹호자의 노래’ 등이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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