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테러 타산지석 삼아야"

  • 입력 2007년 1월 31일 15시 51분


법원과 검찰이 최근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판사 석궁테러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현직 부장검사의 주장이 31일 인터넷을 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강영권 공판전문 부장검사는 지난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타산지석'이라는 글을 올려 "분쟁의 와중에 휩쓸려 살고 있는 우리들도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은 생각 없이 '그런 말'을 해서 당사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일은 없었는지 반성하고 타산지석으로 삼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부장검사는 '판사 석궁테러'와 관련, "판결문을 읽고 제일 먼저 가슴이 뜨끔했던 것은 판결문 중 (중략) '기준에 현저하게 미달한다', '더 이상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없다' 등의 표현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권보호의 최후의 보루는 법원'이기 때문에 결정문을 읽는 사람 입장에서서 그들의 분노를 자극하는 표현 등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 사건 당사자인 김모 교수는 학교에서 해직된 이후, 해외에서 무보수 연구교수로 10년간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왔고 귀국해서는 교수 복직을 위한 고소·고발 등 형사 투쟁과 함께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1인 시위에 몰두하는 등 싸워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정문에 '범죄혐의 없음에 돌아간다. 또는 귀착한다'는 표현을 고집한 선배의 예를 들며 "이는 억울하다는 고소인을 달래고 배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짐작한다"며 "(결정문) 쓰는 방식도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대로'라는 생각도 중요하지만 사건 속에 깊이 숨겨진 원인을 찾아내 치유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며 "'석궁테러' 사건이 발생했을 무렵 대전고법 박모 부장판사의 (임대아파트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인 70대 노인의 손을 들어준) 따뜻하고 정이 흘러 넘치는 판결에 대해 각종 언론에서 칭송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어서겠지요"라고 글을 맺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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