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에서 양재대로를 건너 구룡산 위쪽으로 길을 안내하던 강남구 공원녹지과 송형종 주임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산비탈 위에 설치된 나무 데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전망 데크의 위치는 비탈의 경사가 워낙 심해 몇 달 전만 해도 쇠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했던 ‘난코스’의 위쪽 끝에 해당하는 지점. 지난해 11월 전망 데크를 만들면서 주민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100m 안팎의 나무 계단도 함께 설치됐다.
‘정상 높이가 306m에 불과한 야트막한 야산에서 과연 제대로 된 조망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은 전망 데크에 올라서는 순간 말끔히 사라졌다.
타워팰리스, 무역센터, 종합운동장, 스타타워, 북한산, 아차산, 63빌딩, 한강 등 강남과 서남부 지역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용 열 마리가 승천하다가 한 여인이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른 탓에 한 마리는 떨어져 죽고 아홉 마리만 하늘로 올라갔다는 기이한 전설을 간직한 구룡산.
구룡산 조망명소의 탄생도 한 할머니에서 비롯됐다고 송 주임은 설명했다. 지난해 가을 지금의 전망 데크가 있었던 바위 위에 걸터앉아 경치를 감상하던 한 할머니가 “좋다”를 연발하자 오가던 등산객들이 주변에 모여들었고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던 서울시 직원이 등반객들이 좋은 경치를 구경할 수 있게끔 전망 데크 설치를 추진했다는 것.
구룡산 조망명소는 두 군데다. 개암약수터를 지나 나타나는 나무 계단 위 중간 전망 데크와 정상의 소방헬기 이착륙장 바로 옆의 전망 데크가 그것이다. 중간 데크에서는 강남 전경이 더 가깝고 선명하게 보이고, 그보다 더 높은 정상 데크에서는 한강 물이 유유히 흘러가는 모습을 더 잘 관찰할 수 있다. 날씨가 맑으면 의정부 일대까지 보인다.
○어떻게 갈까
지하철 3호선 매봉역에서 내려 마을버스 02번, 05번 또는 시내버스 141번을 타고 개포 시영아파트에 내리면 된다. 횡단보도로 양재대로를 건너면 등산로가 시작된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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