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센터 정비기사로 일하는 홍모(38) 씨는 4일 오전 6시 20분경 광주 북구 각화동 농산물도매시장 인근에서 길가에 세워진 세피아 승용차의 기름을 빼내려고 자신이 일하는 정비센터의 리프트를 이용해 차량 뒷면을 들어 올렸다.
차 안에는 광주북부경찰서 강력팀 차모(42) 경위가 잠을 자고 있었다.
차 경위는 도매시장 주변에 주차된 대형 차량에서 기름을 훔쳐 가는 사건이 잇따르자 이날 범인을 잡기 위해 잠복근무를 하던 중이었다. 홍 씨는 추운 날씨에 유리창에 낀 성에 때문에 차 경위를 보지 못했다.
차체가 들리는 것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깬 차 경위는 주변에 있던 동료 경찰관에게 휴대전화로 연락해 홍 씨를 검거했다.
차 경위는 “갑자기 승용차가 쑥쑥 올라가 지진이 난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며 “백미러로 보니 홍 씨가 동료 경관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홍 씨는 “처음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기름 빼는 솜씨가 능숙했던 것으로 보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궁 중이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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