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서울대 치대생 ‘간큰 몰카’

지난해 11월 초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대 도서관이 발칵 뒤집혔다.

도서관 책상에 앉아 공부하던 의대 여학생 A 씨가 건너편의 치대 남학생 B 씨를 ‘몰카범’으로 지목한 것. A 씨는 책상 밑에서 갑자기 터진 불빛에 놀라 B 씨를 의심했다.

주변 남학생 친구들의 도움으로 B 씨를 밖으로 불러내 카메라를 살펴보니 치마 차림의 의대 여학생 4, 5명의 하체 사진 50여 장이 저장돼 있었다.

B 씨는 범행을 극구 부인하다 경찰서로 간 뒤에야 자백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 원을 물었다.

이어 의대 학생회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B 씨에 대한 징계를 건의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학교 성폭력·성희롱 상담소에 제출했다.

B 씨는 잘못을 뉘우치는 사과문을 도서관 게시판에 붙이고 피해 여학생들을 찾아가 용서를 구했지만 되돌릴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졸업반이었던 그는 16일 서울대 학생징계위원회에서 정학 6개월 통보를 받았다.

서울대 관계자는 “가해 학생은 이 사건으로 인한 심적 부담으로 치과의사 시험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