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치는 모래와 자갈이 있는 강바닥에서 실지렁이 등을 먹고 사는 잉엇과의 민물고기로 태화강에서는 2001년 이후 급증했다. 최근 겨울 가뭄이 계속되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태화강 중류인 삼호교∼점촌교에서 하루 10∼20마리씩 죽은 채 떠오르고 있다.
▽‘수질오염이 원인’=울산환경운동연합(환경련)은 누치 집단 폐사 직후 자체 병리조사를 실시한 결과 “죽은 누치의 아가미에서 오니 등 오염물질이 발견됐다”며 수질오염에 의한 집단폐사라고 발표했다.
환경련은 “누치를 폐사시킨 오염물질은 울주군 범서읍 입암∼구영 교각 공사장에서 시멘트 등으로 인한 부유물질이 누치의 아가미에 흡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누치 떼죽음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환경단체와 울산시가 지정하는 기관이 공동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련 오영애 정책실장은 “주로 누치가 많이 죽었지만 뱀장어나 숭어 등 다른 물고기도 최근 수시로 죽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태화강 전 구간에 대한 생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원인’=7일부터 울산시의 의뢰로 실태를 조사한 강원대 환경연구소 김범철(환경공학과) 교수팀은 최근 겨울 가뭄으로 태화강에 유입되는 물이 부족한 데다 누치가 과밀서식하면서 먹이 부족과 스트레스로 집단 폐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달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과 국립수산과학원 남부내수면연구소도 이와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시 태화강 관리단 김기학 단장은 “낙동강에서 유입된 누치는 번식력이 강해 최근 개체가 급증했고 태화강의 생태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해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어도(魚道)를 만들어 누치가 상류로 갈 수 있도록 해 주고, 비가 내리면서 누치 집단 폐사는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2002년 8월부터 349억 원을 들여 추진한 태화강 정화사업(삼호교∼울산항 입구 방사보 8.8km)을 4년여 만인 최근 완료했다. 이 기간에 시는 강바닥의 퇴적물 66만8000m³를 걷어냈으며, 친환경 둔치도 31만8000m² 조성했다.
또 태화강에 서식하는 물고기는 2001년 조사 때 42종이었으나 지난해는 62종으로 20종이 늘어났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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