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실제로든 주민등록상으로든 서울에 살지 않으면서 서울시민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명예시민들이다.
서울시 조례상 명예시민은 서울에 계속해서 3년 이상 거주하거나 총거주기간이 5년 이상인 외국인이어야 한다. 하지만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 손님들은 서울에 거주한 경험이 없어도 명예시민이 될 수 있다.
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명예시민증을 받은 562명 중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60명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서울시의 첫 명예시민은 누구일까? 1958년 6월 10일 ‘공로시민증’을 받은 마커스 셔배커 씨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 서울시에 남아 있는 셔배커 씨에 대한 자료는 이름과 국적(미국), ‘역사학회의 역사학보 간행을 지원하신 분’이라는 20자도 안 되는 공적(功績) 사항이 전부로 얼굴 사진조차 남아 있지 않다.
다행히 역사학회에 남아 있는 자료에는 셔배커 씨가 학회 창립 한 달 뒤인 1952년 4월부터 학회에서 ‘참여(參與)’라는 직책으로 활동한 것으로 돼 있다.
당시 역사학회 간사였던 이보형(84) 씨는 “셔배커 씨는 미국 공보원에서 문화참사관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학회에서 발간하는 역사학보 인쇄에 필요한 종이를 지원해 줬다”며 “당시는 부산 피란 시절로 어려울 때여서 종이 지원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 씨는 “셔배커 씨는 나보다 나이가 많았는데 최근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여성으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부인인 헬렌 안(한국명 이혜련) 여사가 1963년 3월 11일 처음으로 공로시민증을 받았다.
셔배커 씨 이후 136명에게 수여됐던 공로시민증은 1972년부터 현재의 명예시민증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가장 최근에 명예시민이 된 외국인은 아삐락 꼬사요틴 방콕시장. 지난달 8일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이외에도 명예시민 중에는 거스 히딩크(2002년) 감독과 영화배우 청룽(1999년), 007 제임스 본드인 로저 무어(2001년) 등 낯익은 사람이 적지 않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주요 서울시 명예시민 | ||
성명(국적) | 인적 사항 | 수여 연도 |
역도산(力道山·일본) | 한국 태생 프로레슬러 | 1963 |
제임스 벤플리트(미국) | 6·25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 | 1964 |
펄 벅(미국) | 문학가, 혼혈고아 원조 | 1968 |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스페인) |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서울올림픽 유치 협조 | 1982 |
김창준(미국) |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 한미정치협회 초대회장 | 1995 |
청룽(成龍·중국) | 영화배우, 아동보호시설에 자전거 1000대 기증 | 1999 |
로저 무어(영국) | 영화배우, 2002 월드컵 홍보사절 위촉 | 2001 |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 전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 2002 월드컵 한국대표팀 4강 진출 공로 | 2002 |
호러스 언더우드(원한광·미국) | 연세대 창립자 언더우드가(家) 4세, 한미 문화교류에 공헌 | 2004 |
크리스토퍼 힐(미국) | 전 주한 미국대사 | 2005 |
하인스 워드(미국) | 미식축국선수, 2006 NFL슈퍼볼 최우수선수 | 2006 |
자료: 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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