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잣대는 ‘돈보다 혈압’…英연구진, 유럽 16국 조사

  • 입력 2007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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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의 행복도를 가늠하기에는 부(富)의 증가보다 ‘안정된 혈압’과 정신 건강이 더 좋은 척도라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영국 워윅대 앤드루 오스월드(경제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유럽 16개국의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 행복도가 높은 나라의 국민들은 그렇지 않은 나라의 국민보다 평균혈압이 낮고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행복도가 높은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영국 아일랜드 국민의 평균혈압은 행복도가 낮은 포르투갈 독일 이탈리아 핀란드 국민의 평균혈압보다 낮고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행복도와 고혈압 사이에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스월드 교수는 “심리적인 건강은 쉽게 측정할 수 없지만 옛 동독 지역 보다는 덴마크 국민의 건강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제학자가 사람들의 혈압 연구를 하는 것이 다소 엉뚱해 보인다는 지적에 그는 “혈압 문제가 ‘정신적인 참살이’보다 더 객관적인 자료”라고 설명했다.

유럽 각국의 삶의 만족도 평가
국가매우 만족한다는 응답(%)
덴마크66
네덜란드52
아일랜드38
영국37
EU 15국 평균33
스페인31
전 서독 지역27
프랑스24
전 동독 지역18
이탈리아11
자료: 워윅대

그는 이 연구결과가 유럽 국가들의 행복지수가 서로 다른 이유를 설명해내지 못했지만 사회적인 불안정과 불행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예컨대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업보험급여가 인색한 이탈리아의 행복도가 낮다는 것.

조사를 소개한 이 신문은 부유한 나라의 국민이 빈곤국가의 국민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국민 대부분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의 질을 제공하는 발전된 국가에선 높은 경제성장 자체가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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