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8시께 부산 서구 남항동 어선계류장 앞바다에 정박중이던 러시아선적 480t급 어획물운반선 `술림'호가 높은 파도에 휩쓸리면서 선체 일부가 침몰, 해경과 소방당국이 긴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배에 타고 있던 선원 3명은 바다로 뛰어내려 인근 선박에 구조됐으나 함께 묶어둔 같은 선단의 러시아 어선 1척도 술림호에 딸려가 침몰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4일 오후 11시께는 부산 영도구 중리 해안 앞 20m 해상에서 감천항으로 입항하던 파나마 선적 5500t급 선적 '티앙헤'호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좌초되는 바람에 5일 오전 7시까지 중국인 선원 20여명이 구조의 손길을 기다려야 했다.
앞서 오후 2시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서구 P골프연습장에서 철탑 18개 중 7개가 강풍에 휘는 바람에 운동중이던 회원들이 대피하고 골프연습장이 즉시 휴장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 9시께 금정구 부산대 쇼핑몰 공사현장에서 H빔이 강풍으로 붕괴되면서 전신주를 건드리는 바람에 주변 상가 20여가구가 정전됐고, 근처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 3~4대가 일부 부서지는 한편 전국 곳곳에서 시설하우스 등 구조물의 붕괴사고도 잇따랐다.
강풍특보 속에 하늘과 뱃길도 막혔다.
5일 오전 7시를 기해 동해 중남부 먼 바다에 풍랑경보가 발효되면서 포항-울릉간 정기 여객선의 운항이 취소된 것을 비롯, 강원 지역에서는 강풍과 함께 높은 파도가 일면서 64개 항포구에서 360여척의 어선이 묶이는 등 3500여 척이 긴급 대피했다.
서해의 경우도 대천항(보령)에서 영목항(태안)과 장고도, 외연도(이상 보령)를 각각 오가는 3개 항로 정기여객선 3척이 모두 출항하지 않은 채 대피하는 등 유람선과 어선의 출항이 전면 통제되고 있으며 전남 해안을 오가는 51개 항로 74척의 선박도 발이 묶였다.
또 5일 오전 8시 20분 부산으로 갈 예정이던 1004편이 결항된 데 이어 오전 10시까지 제주 출발 서울과 부산행 항공편 각 3편씩 대한항공 6편이 결항됐으며 전남에서도 오전 8시40분 출발 예정인 여수발 김포행 아시아나 항공(OZ8732) 등 목포와 여수공항을 이용하는 3개 항공기가 결항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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