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대, 연세대의 인문계 모의논술고사에서 눈여겨볼 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복수의 문항과 논제’는 통합교과형 논술의 기본특성이라는 점이다. 서울대는 4시간 동안 3, 4개 문항 8, 9개 논제에 4200∼4600자 분량의 답안을 요구했다. 연세대 역시 3개의 개별 문제마다 2, 3개의 요구사항을 담고 있다. 평가 요소의 다양화, 세분화를 통해 평가의 신뢰도와 타당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학생들은 문제 전체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단계적이고 부분적인 문제 해결 능력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1시간에 1200자 내외에서 10∼40분에 200∼800자 내외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를 자주 연습해야 한다.
다음으로 수리논술 문항에 관한 것이다. 서울대는 수학적인 개념이나 지식 활용 능력보다는 논제의 요구사항과 제시문을 읽어내는 독해력과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데 포함된 논리적 오류를 분석하는 논리적 판단력이 더 중요한 문제를 출제했다.
‘理知논술’ 특집기사목록 |
연세대 역시 수학적 지식이나 개념이 필요한 문제는 별도로 출제하지 않고 표를 해석하는 문제를 출제했다. 인문계 학생들은 수학적 개념과 지식이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수리논술 문제나 언어논술에 기초적인 수리적 근거를 묻는 문제 유형보다는 수치나 통계 자료에 대한 논리적 해석력과 판단력을 요하는 문제에 더 많이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문제 해결에 필요한 사고력을 심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문항의 첫째 논제는 요약이나 논지 비교 등 문제 발견이나 문제 상황 파악 능력과 관련된 것이고, 둘째 또는 셋째 논제는 제시문 논지를 상호 연관시켜 비교 검토하거나 논지를 확장해 가는 능력, 제시문의 기본개념이나 문제의식을 가지고 현실의 문제를 직접 분석하고 대안을 구상해 내는 능력 등과 관련된 것으로 후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 주제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하고 자기 가치관을 바탕으로 삶의 현실에 대한 나름의 인식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등 사고력을 심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서울대와 연세대의 문제 역시 ‘나에게 삶과 죽음이란, 민주주의란, 경제란, 바람직한 인간관계란 결국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과 함께 논술공부를 한 학생들이 단순히 배경지식만 습득한 학생들보다 더욱 답을 잘 쓸 수 있었을 것이다. 현실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대안 설정은 사회과학적 현실 분석 능력과 사회학적 상상력을 결합하는 문제로 단순한 배경지식 습득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이다.
○ 분석에 참여한 분들(인문계)=청솔일이관지논술실장 이호곤,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연구소 사회논술팀장 강창선, 수리논술팀장 김기철, 언어논술팀장 정근의
자연계 - 교과서 익힌 뒤 비판적 성찰을
먼저 문항 1은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조합하여 수학의 행렬로 표현하고 일반화한 것으로, 논제 1은 주어진 정보에 맞추어 염기서열을 배열하여 그림으로 나타내 보면 조건에 나타나는 행렬을 만들 수 없음을 설명할 수 있고, 논제 3과 논제 4는 앞의 사항들을 일반화하여 설명하면 어렵지 않게 논술할 수 있다.
문항 2는 공통과학 교과서가 다루는 화학 반응의 촉매와 생물의 소화효소의 역할을 다룬 것으로, 논제 3은 소화능력이 뛰어나게 되면 일반적인 생물과 비교하여 소화기관의 형태와 기능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교과 개념을 바탕으로 하여 유추해 볼 수 있다.
문항 3은 태양계와 은하계의 질량 분포의 차이를 추론하는 것이었고, 문항 4는 고추와 후추의 매운맛에 대한 화학적 특성과 생물의 진화를 연관시켜 학생들의 종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였다.
연세대의 이번 자연계 모의논술은 작년도 6월 예시문항(출산율과 인구 변화에 대한 논술)의 출제 경향과는 크게 바뀌어 수학 및 과학 교과 중심의 통합형 논술이었고, 언어 논술의 성격은 없거나 크게 감소하였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문제 1은 미분법에서 단면의 길이, 적분법에서 부피를 구하는 공식을 유도하는 과정을 논증하는 것이고, 문제 2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생산하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의 반복 횟수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고, 이것을 우수성 판단의 지표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자연계 논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첫째, 자연계 논술은 계열의 특성상 수학 및 과학 지식을 많이 활용하므로 고교 수학 교과서와 과학(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교과서 대단원에 나오는 기본 개념과 원리 위주의 학습을 통해 통합교과형의 기본 지식을 익히도록 한다.
둘째, 개별 교과의 지식 이해에 그치지 말고, 그 내용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함께 여러 과목을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학습이 되어야 한다. 수리적 개념이나 원리가 과학적 현상에 사용되는 예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수리 및 과학 논술도 논술 문제이므로 답안은 논술 답안의 기본적인 형식을 갖추도록 한다.
○ 분석에 참여한 분들(자연계)=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 오종운, 청솔아우름 통합논술연구소 수리논술팀장 김기철, 과학논술팀장 유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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