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논술은 서울대와 연세대의 모의 논술고사 해설을 3회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첫 회는 서울대 <가>형 문항 1과 <나>형 문항 1에 대한 해설 및 예시답안을 싣고, 두 번째는 서울대 <가>형 문항 2, 3을 싣는다. 마지막회는 연세대 모의 논술 해설과 예시답안이다. 참고로 서울대 <가>형 문항 2, 3은 <나>형 문항 3, 4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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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형 제시문과 논제
【문항 1】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제시문>
(가)미국의 건국 초창기 토머스 제퍼슨은 주민이 그들의 문제를 주민회의(town meeting)에서 결정할 수 있는 직접 민주주의를 희망했지만 자신의 생각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는 거리상의 문제와 제한된 의사소통이라는 두 가지 문제점 때문에 시민의 의사결정을 대신할 대표를 선택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오늘날에 토머스 제퍼슨이 살아 있다면 그는 인터넷을 보고 좋아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주민회의와 직접적인 주민 참여를 기초로 한 민주주의의 이상향이 최근 현실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인터넷을 통한 광범위하면서도 통제 받지 않는 쌍방향의 대화가 현실 정치의 중심이 될 것이다. 수많은 정보가 제공됨으로써 어떤 조직이나 기관도 더는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차단하거나 의견 형성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고 평등하게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여론 지도자들이 도처에 생겨날 것이다. 이런 정보통신기술의 놀랄 만한 발달은 사실상의 직접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나)현대사회에서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가상공간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우리에게 가져다 주었다. 컴퓨터가 만들어 낸 가상공간에서는 물리적 제한이 없으므로 누구나 남자가 여자로 바뀔 수 있으며, 어른이 아이 행세를 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가상공간 속의 자유로움은 개인의 정신적 자세, 생활 태도, 행동 양식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상공간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므로 각자가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하여 자신의 역할 및 자아에 대해 깊게 인식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서의 자유로운 자기표현은 지적, 감성적 개방성을 높이고, 포용력 있는 성향을 가지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가상공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로 그들만의 사회나 단체를 구성할 수 있으며, 그 범위는 지구 반대편의 친구들까지 포함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이런 가상 공동체에서의 상호 교류를 통해 우리는 분석력과 판단력 등의 능력과 함께, 남의 것을 평가하고 비평하며 타인과 협조하는 등의 태도를 기를 수 있다.
(다)민주 정치는 시민의 참여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민주 정치의 이상은, 국민 스스로가 국가 권력의 주체가 되어 공공 정책 결정에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고 그 집행 과정을 감시·통제함으로써 자유와 권리를 확보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개인 간의 연결망이 활성화되고, '지식 근로자'와 같은 새롭고 다양한 중간 계층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생산성과 효율을 높일 것이고, 그로 인해 생긴 경제적 이익이 누구에게나 폭넓게 돌아가 빈부 격차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발달된 정보통신 기술은 수평적인 사회 조직을 만들고,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증가시켜 권력 차이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런 모든 변화는 권력을 시민 사회에 분산시킬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주민 자치를 활성화시키고 다양한 정치 참여의 기회를 열어주므로,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가 극복되고 직접 민주주의의 이상에 가까운 새로운 민주주의가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논제 1. 위의 세 제시문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바를 요약하시오. (200자 이내)
논제 2. 각 제시문의 핵심적 주장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시오. (600자 이내)
논제 3. 위의 논의를 토대로 정보화시대의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구상해 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기술하시오. (800자 이내)
■ 논제 파악
우선 간접 민주주의와 직접 민주주의 차이, 전자 민주주의, 정보화 등과 관련된 개념에 대해 이해할 것을 요구한다. ‘정확한 제시문 독해’가 열쇠다. 특히 1개 문항을 세 개의 논제로 분할해, 후속 논제로 갈수록 분량을 늘리고 논의의 측면에서 단계마다 한층 심화된 답안을 서술하도록 하는 즉 ‘단계별 심화논제’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논제 2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논제 1, 논제 3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제1, 2에 대한 논의를 ‘토대’로 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 구성은 ‘문제해결과정(창의력)’을 세분화하고 채점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논제 1은 세 개 제시문의 ‘공통주장을 추출’해서 ‘요약’해야 하는 문제로 비교분석적 논리력을 측정하기 위해서 출제한 것이다. 논제 2는 논제 1에서 서술한 공통 주장에 대한 반론을 서술해야 한다.
‘각 제시문의’ 핵심적 주장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라고 했기 때문에 각각의 제시문에 대한 반론을 구분하여 ‘각각’ 서술해야 한다. 논제 3의 핵심 명령어는 가치중립적인 ‘기술하라’이지만 ‘∼정보화시대의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라’했으므로 결국 수험생의 견해를 묻는 것이다. 또한 논제 1과 논제 2를 ‘토대로 하라’는 전제를 달았기 때문에 전자 민주주의의 낙관론과 비관론에 대한 다각적 고찰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논제 2는 전자 민주주의 대한 비관론의 입장에서 낙관론을 반박하는 것이고, 논제 3은 낙관론의 입장에서 ‘반론에 대한 재반론’을 글 속에 녹이면서 낙관론의 근거를 기술해야 한다.
답안은 분량상 서론-본론-결론 혹은 기승전결 식 얼개보다는 ‘서론(도입부) 없이’ 바로 본론 혹은 결론에 들어가는 게 낫다.
■ 제시문 해설
모든 제시문은 ‘전자민주주의의 빛과 그늘’을 다루지만, 공통주장은 전자민주주의에 대한 낙관론이다. <가>의 출처는 『인터넷과 직접민주주의 그리고 쌍방향 대화(Dick Morris)』이다. 미국의 건국 초창기 토머스 제퍼슨은 주민회의를 통한 직접민주주의를 희망했지만, ‘거리’와 ‘제한된 의사소통’이란 두 가지 문제점 때문에 대의제(간접)민주주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으로 인해 온라인 주민회의, 온라인 투표 등 직접적인 주민참여를 기초로 한 직접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인터넷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쌍방향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어떤 조직이나 기관도 정보차단, 여론형성 통제를 통해 권력독점을 할 수 없다. 가상공간에서는 자유롭고 평등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다양해지는 것이다.
<나>의 출처는 『고등학교 ‘도덕’교과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가상공간’이라는 ‘제7의 대륙’을 만들어주었다. 그곳에서는 물리적 제한이 없으므로 성별, 신분, 사회적 지위 등이 바뀌며 모든 삶의 패러다임이 혁명적으로 변화한다.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고, 개성의 자유로운 표현, 깊은 자아인식이 가능하다. 개방성, 다양성, 자율성, 쌍방향성, 능동성이 특징인 가상공간은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한 꿈의 공동체라는 것이다.
<다>의 출처는 『고등학교 ‘사회문화’교과서』다. 민주 정치는 시민의 참여가 대전제다. 국민 스스로가 국가 권력의 주체가 되어 공공정책결정을 감시·통제해야 자유와 권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개인연결망 확대, ‘지식 근로자’와 같은 다양한 중간 계층 형성, 생산성과 효율성 증대, 경제적 이익의 고른 분배, 빈부격차 완화, 정보접근의 수평화, 권력차이 감소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결국 권력을 시민사회에 분산시켜 대의민주주의의 위기가 극복되고 직접민주주의의 이상에 근접할 거란 얘기다.
■ 예시 답안
논제 1. 인터넷은 대화의 쌍방향성, 정보흐름과 여론형성의 투명성, 오피니언 리더의 다양성, 수평적 정보접근성 등이 특징이다. 인터넷 민주주의는 국민을 국가권력의 주체로 세워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됐던 간접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접 민주주의 실현을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성별, 신분, 국적, 사회적 지위 등에서 자유로운 ‘꿈의 직접민주주의 공동체’ 가상공간은 인간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200자)
논제 2. 전자 민주주의가 직접 민주주의라는 <가>의 주장은 기술이 사회적 힘에 의해 결정된다는 걸 간과하고 있다. 정보는 가상공간에서 비트단위로 저장된다. 누구나 원본대로 복사가 가능해 재생산비용이 안 든다. 때문에 자본은 지적재산권을 더욱 강화하고, 정보를 최대한 암호화해 독점화하려 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네트워크를 국가나 특정집단이 장악해 물리적 폭력을 수반하지 않고도 개인을 감시·통제할 수 있다. 빅브라더들이 전자감옥사회를 만들 수도 있다. 가령 폐쇄회로(CC)TV는 범죄율을 낮출 수도 있고, 전자주민증 개인의료정보전산화 등은 행정효율성을 증대시킬지 모르나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통제도구로 활용될 수도 있다. 그 구체적인 사례로 기업체가 직원들의 e메일을 감시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인터넷이 인간관계를 개방적 포용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나>의 주장은 인터넷범죄, 사이버폭력과 인신공격적 댓글이 난무하는 사이버문화의 부정성을 바라보지 못한다. 빈부격차 해소 가능성을 주장한 <다>는 생활수준, 교육기회, 임금 등의 격차로 인해 정보 접근가능성이 적은 장애우, 노년층, 저학력, 빈자들의 ‘정보격차’를 놓치고 있다. 빈부격차가 정보격차를 낳고 정보 격차가 다시 정보 불평등을 낳는, 정보화시대의 새로운 양극화의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600자)
논제 3. 민주주의는 원칙적으로 모든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하지만 원칙을 실현하는데 넓은 영토, 많은 인구, 불완전한 대표성, 관료행정제 등이 장애물로 작용한다. 그래서 정치참여가 선거나 정당 등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산업화시대의 대의제 간접 민주주의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화시대에는 인터넷을 통한 정치주체 개개인의 직접참여에 기반한 전자 민주주의의 실현이 가능하다. 다양한 개인들의 댓글과 인터넷 신문고, 인터넷 1인 시위, 화상주민회의, 온라인 대화, 온라인 투표 등 상호작용적 전자매체의 이용은 풀뿌리민주주의의 가능성도 엿보이게 한다. ‘UCC 동영상’이 대한민국 2007년 대선도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이 시민의 글에 댓글을 달만큼 중앙집권적 권위주의가 무너지고 있기도 하다.
정보화시대에는 정부와 국민 간의 쌍방향적 대화가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돼 시민의 정치참여가 정부의 의사결정구조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만이 권력의 매체인 것이다. 하지만 정보데이터베이스 그 자체의 권력을 국가가 독점화할 가능성도 크므로 시민의 ‘역감시’가 중요하다. 전자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기술만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권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미디어를 통한 여론수렴과 표출 방안, 시스템 관리자 선출, 부정부패의 통제, 불법 데이터베이스 운용에 대한 규제방안 등을 마련해야 전자민주주의는 공고해진다. 정보독점을 하지 않도록 전자정부를 법적으로 규제하면서 시민의 참여민주주의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공적정보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개인정보를 악용할 수 있는 환경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감시하는 네트워크 시민운동이 필요하다. (800자)
▼ 성삼문 絶命詩에 나타난 삶과 죽음을 분석하시오▼
■ 나형 제시문과 논제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제시문>
북소리 둥둥 울려/사람 목숨 재촉하네./고개 돌려 바라보니/해도 지려 하는구나,/황천에는/주막 한 곳 없다 하니,/오늘 밤은 어느 집에 묵고 간담?
(擊鼓催人命 回頭日欲斜 黃泉無一店 今夜宿誰家)
논제. 위의 시는 성삼문(成三問)이 죽기 전에 쓴 절명시(絶命詩)이다. 이 시에 나타난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 이후 세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기술하시오.(400자 이내)
■ 논제 파악
언어영역의 서술형 문제에 가까운 논제다. 작품에 대한 해설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요구 사항은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 성삼문의 ‘절명시’에 나타난 작가의 생각을 서술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논제를 분석해 보면 수험생이 서술해야 할 내용은 세 가지이다.
즉 이 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주제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 나타난 ‘삶’, ‘죽음’, ‘죽음 이후의 세계’라는 논의의 영역을 논제에서 구체적으로 지정해 주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주의할 것은 논제에서 ‘이 시에 나타난’이라는 표현이 있으므로 시 작품에 국한하여 답안을 작성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사육신 사건이라는 배경지식을 동원하여 섣불리 ‘충신불사이군(忠臣不事二君)’의 논지를 전개해서는 곤란하다.
■ 제시문 해설
이 작품은 오언절구이며, 운자는 사(斜), 가(家)이다. 한시의 독음은 ‘격고최인명/ 회두일욕사/ 황천무일점/ 금야숙수가’이다.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성삼문이 죽기 직전 지은 작품이라고 알려진 일종의 ‘절명시’이다. 서울대는 2008학년도 통합교과논술 2차 예시문항에서 조선 후기 ‘황현’의 ‘절명시’를 선보인 바가 있다. 황현의 절명시는 국난에 대처하는 지식인의 고뇌를 읊은 것이다. 반면에 성삼문의 절명시는 충신불사이군의 신념을 위해서 담담하게 삶과 죽음의 문제를 읊은 시다.
시의 각 행은 크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구성되어 있다. 1, 2행은 ‘북소리 둥둥 울려’ ‘사람 목숨 재촉’등의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사형이 집행되기 직전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3, 4행은 ‘해도 지려 한다’는 표현을 통해 삶이 끝나가는 장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간이 일상에서 늘 겪는 ‘해가 지는’ 현상과 연결시켜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5, 6행은 ‘황천’이라는 시어를 통해 ‘죽음 이후의 세계’를 묘사하고 있다. 그러한 곳의 모습을 ‘주막’의 유무를 통해 표현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세계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어진 세계임을 나타내고 있다.
기복신앙이나 기독교적인 ‘내세구원론’, 불교적인 ‘윤회관’, ‘인간이 흙으로 돌아가는 죽음은 자연의 순환’이라는 도가적 측면과는 또 다른 생사관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7, 8행에서 ‘오늘 밤’의 시어를 통해 묘사되고 있는 죽음의 세계를 ‘어느 집’, ‘묵는다’라고 나타냄으로써 더욱 구체화한다.
■ 예시 답안
생물학적인 측면에서의 죽음은 생명 현상이 중단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삶과 죽음은 분리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천국과 지옥 등의 사후세계란 존재할 수 없다. 즉 죽음이란 생명체의 생물학적 기능이 정지되는 육체의 소멸일 뿐이다.
그러나 제시문에서는 죽기 직전의 모습을 일상에서 늘 보는 ‘해가 지는’ 현상으로 표현함으로써 죽음을 삶의 연장선상에서 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는 ‘주막’도 없다는 점을 들어 현세보다 더 황량할 수도 있지만 작가는 죽음을 일상적인 모습으로 담담하게 수용하고 있다.
결국 작가는 죽은 뒤 여전히 하룻밤 묵을 집을 걱정하는 표현을 통해 삶과 죽음은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과 죽음 이후의 세계도 현실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을 더욱 구체화시키고 있다. 죽음을 초연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400자)
노만수 학림논술연구소 콘텐츠연구실장·서울디지털대 문창과 초빙교수
이갑식 학림논술연구소 중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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