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국립대 논란끝 ‘울산과학기술대’로 확정

  • 입력 2007년 3월 6일 06시 27분


울산 국립대 교명이 논란 끝에 최근 ‘울산과학기술대학교’로 확정됐다.

그러나 교명 선정 과정에서 교육인적자원부의 지나친 간섭과 울산시의 무원칙한 대응 등으로 수차례 교명이 변경됐다. 확정된 교명도 기존 대학(울산과학대)과 유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가 울산 국립대 교명 선정 지침을 울산시에 통보한 것은 지난해 9월.

“영문이나 국립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없고 기존 대학교와 혼선을 초래할 교명은 배제해야 한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울산시는 이 지침에 따라 전국을 대상으로 한 교명 공모(총 1150건 접수)와 교명심사위원회를 거쳐 △유텍(U-Tech) △울산과학기술대 등 5개의 교명을 선정해 지난해 11월 교육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유텍은 무덤을 뜻하는 유택(幽宅)과 발음이 비슷하고 울산과학기술대는 유사 교명이 있다는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나머지 교명(동남 한울 울산글로벌대)은 아예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울산시는 재공모에 나섰지만 마땅한 교명이 없자 교육부가 직접 교명 3개를 울산시에 제시했다. 시는 이들 가운데 울산테크폴리스대학교(UTP)를 1순위로 선정해 교육부에 추천했다.

교육부도 이 교명을 지난달 26일 국회 교육위에 제출한 ‘국립대학법인 울산테크폴리스대학교 설립을 위한 법률’로 표기해 제출했다.

그러나 권철현 교육위 위원장이 “국회에 상정될 법안에 영문이 혼합된 교명은 적절하지 않다”고 부정적 태도를 취하자 교육부와 울산시 관계자는 긴급 모임을 연 뒤 ‘울산과학기술대학교’로 결정했다.

이 법안은 2일까지 국회 교육위와 법사위를 통과했으며 본회의 통과 절차만 남겨 두고 있다.

결국 지난해 11월 울산시가 추천한 교명 가운데 교육부가 “기존 대학과 유사하다”며 거부했던 교명을 확정한 것이다.

울산과학대는 1973년 3월 울산 남구 무거동에 개교한 2, 3년제 전문대학이다.

울산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립대 설립이 확정 발표된 2005년 9월 16일 이후 1년 6개월 동안 교육부와 울산시가 제대로 된 교명 하나 짓지 못하다 기존 대학과 유사한 교명으로 확정한 것은 졸속 행정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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