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8시10분경 전남 장흥군 장흥읍 한모(75) 씨 집 안방에서 한 씨와 한 씨의 부인 위모(74) 씨가 숨져 있는 것을 아래채에 사는 손자(17·고2)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한 씨는 방 천장 대들보에 목을 매 숨져 있었고 위 씨는 방안에 숨진 채로 누워 있었다.
방안에서는 위 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미안하다'는 글귀가 적힌 편지 봉투가 발견됐다.
경찰조사 결과 한 씨는 아내가 4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자 혼자 아내의 병수발을 해왔다.
한 씨는 아내를 돌보면서 동맥경화, 고혈압 등을 앓아 왔으며 최근에는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 부부는 아들(45) 내외가 있었으나 5년 전 이혼해 아들, 손자와 따로 살았다.
경찰은 한 씨가 며칠 전 아들에게 "아내와 함께 죽으려 했다"고 말한 사실과 "부부 금슬이 남달랐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로 미뤄 한 씨가 더 이상 병수발이 힘들어 아내를 질식사 시킨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흥=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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