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주인인 한인교포 제이슨 이(이재준·45) 씨와 부인, 여종업원이 가게 문을 열자 곧바로 강도 2명이 나타나 권총을 들이댔다. “돈을 주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
겁에 질린 여종업원은 움직이지도 못했다. 이 씨 부인이 강도에게 돈을 건네기 위해 계산대 쪽으로 향했다.
이 순간 기회를 엿보던 이 씨는 권총을 발사했다. 범인 중 한 명은 머리에 총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다른 범인이 이 씨에게 권총을 두발 발사했지만 총알은 다행히 이 씨를 비켜갔다. 이 씨는 즉각 이 범인에게 총을 발사해 얼굴에 부상을 입혔다. 범인은 피를 흘리며 도망쳤다.
이 씨는 즉각 범인을 추격했다. 식당 밖에서 강도를 잡아 땅에 엎드리게 한 뒤 발로 밟은 채 권총을 들이대고 경찰이 올 때까지 도주를 막았다. 이 씨가 총을 겨눈 채 범인을 제압한 사이 현장에 있던 이웃이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동영상을 현지 언론에 제공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이 씨는 1993년에도 2인조 권총강도와 총격전 끝에 한 명을 사살하고 다른 한 명에는 부상 입힌 적이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현지 언론은 이 씨를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이 씨는 합법적인 총기면허를 가지고 있었으며 경찰은 이 씨의 행동을 권총강도에 맞선 정당방위로 인정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 씨는 사건 직후 인터뷰에서 “숨진 범인의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영웅이 아니다. 나와 가족, 주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3대 네트워크 중 하나로 뉴스 시청률이 가장 높은 NBC는 10일 오후 메인뉴스에서 ‘미국 도시 범죄율 다시 급증’이라는 기획기사를 보도하면서 이 씨가 범인을 제압하는 동영상을 자료화면으로 활용해 이 씨의 활약상이 미국 전역에 방송되기도 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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