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은 9일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나소열 서천군수와 주민들의 방문을 받고 장항산단을 백지화하는 대신 환경부가 지난달 제시했던 ‘어메니티 서천 2020 프로젝트’에다 80만 평 규모의 내륙 산업단지를 추가로 조성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가 부처 간 조율을 거쳐 장항산단 대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무조정실은 국립생태원(3400억 원)과 해양생태자원관(1900억 원), 내륙산업단지 80만 평(3500억 원), 사회간접자본시설(2000억 원) 건설 등에 정부 예산 1조8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김경제 장항산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원안에 가까운 진전된 안이 제시되길 기대했는데 실망했다”며 “정부안은 지역 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절대로 수용할 수 없는 만큼 대안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김태흠 충남도 부지사는 “18년 동안 장항산단을 무책임하게 방치해 오더니 결국 ‘우는 아이 달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원안대로 즉시 착공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차라리 다음 정권에 결정권을 넘기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소열 서천군수는 “총리실도 고민해서 내놓은 대안인 만큼 군민들의 의견 수렴과 내부 검토를 거쳐 다음 주에 대응 방안을 결정해 발표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1989년 군산장항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는데 군산지구는 지난해 말 완공된 반면 장항지구(374만 평)는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해 서천군과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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