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어가 사는 길, 실력 없으면 졸업도 못하게

  • 입력 2007년 3월 13일 06시 37분


지역 대학들이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일정한 영어실력에 이르지 못하면 아예 졸업을 못하게 하는가 하면 영어로만 말하는 단과대학을 설립하는 등 영어에 승부를 걸고 있다.

경북대는 올해 신입생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달 초 토익시험을 치렀다. 모의토익 성적을 바탕으로 자신의 영어실력이 어느 단계인지를 학생들이 파악하도록 한다는 취지. 결과에 따라 교내 어학교육원의 반 편성에도 반영한다.

또 2010년까지 현재 1700여 명인 해외파견 학생을 2600여 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외국인 유학생도 앞으로 4년 안에 현재의 2배가량인 1400여 명으로 확대할 계획.

사회과학대학의 경우 졸업에 필요한 토익점수를 종전 500점대에서 700점 이상으로 대폭 올렸다. 김인수 교무처장은 12일 “재학생의 국제경쟁력을 키우고 캠퍼스를 국제화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영어실력”이라고 말했다.

영남대는 새 학기부터 ‘토익사관학교’를 개설했다. 학기당 12주 동안 하루 1시간씩 수업이 없는 학생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매월 1회 4000명을 대상으로 모의토익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외국어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학생 50명을 선발해 학기당 80만 원의 장학금을 주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UCEP(Ultra Care English Program)이라 불리는 이 과정은 1년 동안 외국인 교수와 집중적으로 회화연습을 하는 한편 영어 글쓰기와 발표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수료하면 총장 명의의 수료증을 받는다.

계명대는 영어전용 단과대학인 계명국제대학(KIC)을 이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들어온 60명은 졸업 때까지 국제 관계학과 경영학 등 전공과목을 영어로 수업한다.

미국 네브래스카 링컨대 교수 출신으로 세계 100여 개 대학에서 초빙교수를 역임한 윌리엄 스노(71) 초대 학장은 “미국의 대학에서 공부하는 시스템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교육과정이 잘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 12월 준공할 예정인 국제교육센터를 국제공인 어학기관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곳에서 외국어를 공부하면 국제공인 자격을 받도록 한다는 것.

대구대는 졸업자격 영어시험으로 학기말 영어능력평가에서 60점 이상(100점 만점)이 되거나 토익(500점 이상) 토플(350점 〃)에 일정한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재학생은 영어회화 과목을 반드시 수강해야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재학생 해외어학연수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10개국 20개 대학에 400명을 파견한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시행할 계획이다.

전국 대학 최초로 2005년부터 ‘경주영어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대구가톨릭대는 이번 학기부터 기숙사를 영어마을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입학생 가운데 우수한 학생 160여 명을 선발해 기숙사에서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외국인 교수와 함께 생활하게 해 영어전문가가 되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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