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39년 교직생활 학부모 지침서 펴내

  • 입력 2007년 3월 13일 0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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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들 뒤에는 위대한 부모가 있습니다. 아이를 낳기만 하면 저절로 부모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기에 자녀를 위해 평생 공부를 해야 합니다.”

현직 초등학교 교장이 39년간 교직생활을 통해 모은 연수자료 등을 하나로 묶어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을 펴냈다.

인천 소래초교 이명수(60·인천초교교장단협의회 회장) 교장은 최근 ‘예비 부모·학부모의 교육 필독서’란 부제가 붙은 ‘공부하는 부모, 성공하는 자녀’(지성의 샘 펴냄, 319쪽)란 책을 냈다.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학생들의 가정교육에 문제 의식을 느꼈기 때문.

1980대 초 인천 남구 H초교에서 교사로 재직했을 때의 일이다. 새 학기부터 매일 지각을 하는 제자가 있었다. 사정을 알아보니, 매일 늦잠을 자는 습관을 부모가 고쳐 주지 못했다.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매일 싸우기 일쑤였다.

이 교장은 말썽을 부리는 제자의 부모를 찾아가 상담하고 가정교육에 힘써 줄 것을 부탁했다. 그 뒤 제자는 행동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다.

“요즘 학생들 상당수는 인사를 제대로 못합니다. 식사 예절도 없고 스승에 대한 존경심은 사라진 지 오래죠. 학교는 가정교육을 부모가 알아서 할 일로, 가정은 당연히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만든 결과입니다.”

이 교장은 모든 지식은 학교와 가정이 아닌 학원에서 배운다는 요즘의 교육 실태에 조금이나마 경각심을 주기 위해 가정교육을 강조한 책을 집필하기로 결심했다.

어떻게 하면 ‘사람다운 사람’으로 자녀를 교육할 수 있을까란 사명감으로 20년 전부터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성공한 제자들을 찾아가 이들의 성장과정을 분석하고 검증과정을 거쳐 자료화했다.

이 교장은 이 책을 통해 “부모가 극성을 부리면 자녀를 망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성장했는데도 자녀를 걱정하는 마음이 지나쳐 자녀의 주위만 맴도는 ‘헬리콥터 부모’가 되어서는 독립성을 길러 줄 수 없다는 것.

이 교장이 펴낸 책은 △우리 조상들의 전통교육방법 △서둘러 할수록 좋은 가정교육방법 △교육방법을 알고 하는 올바른 가정교육으로 구성됐다.

책이 나오자 명지대 부속 유치원은 이 교장에게 강의를 부탁했고 광주시교육청 교육정책과는 책을 주문해 교육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교장은 “부모가 자녀를 위해 해야 할 가장 좋은 교육방법은 능동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를 길러 주는 것”이라며 “이런 교육 방식은 스스로 생각하는 행동으로 이어져 성공하는 자녀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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