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대구 WBC 유치’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 입력 2007년 3월 15일 06시 46분


‘해프닝인가, 계획된 행동인가?’

대구시가 ‘야구월드컵’으로 불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14일 대부분의 일간지 등에 보도되자 대구시가 해명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 체육시설담당인 박모 사무관은 13일 서울의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07 한국야구발전 포럼’에 참석해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을 되살려 이달 중 2013년 WBC 유치의향서를 한국야구위원회에 제출할 것’이라는 내용의 발표문을 참석자들에게 나눠 줬다.

박 사무관은 이날 포럼에서 대구의 새 야구장 신축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WBC 유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WBC 유치계획은 시 방침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며 “박 사무관이 개인적인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고 14일 말했다.

대구시의 한 간부는 “박 사무관이 ‘오버’한 것 같다”며 “새 야구장 건설을 앞두고 실무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야기를 경솔하게 공개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 야구장이 들어설 용지도 결정되지 않았고 관련 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 야구대회를 유치한다는 청사진은 밝힐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당혹스러워했다.

대구시는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새 야구장을 건립하기 위해 관련 용역을 전문기관에 의뢰했으며 10월경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박 사무관의 발언이 보도된 이후 인터넷에는 누리꾼의 댓글이 잇따르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나 제대로 하라’, ‘새 야구장이나 지어놓고 WBC 유치를 거론하라’는 등의 비판성 글을 올렸다.

박 사무관의 발언은 일단 해프닝으로 끝난 듯한 분위기다.

하지만 지역 체육계 일각에서는 대구시가 야구장 건립에 필요한 정부 예산을 따내기 위해 국제대회 유치 계획을 밝히는 등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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