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박씨는 이날 빈소가 마련된 인천적십자병원에서 "아들이 유괴된 지난 4일 동안 유괴범의 협박 전화를 계속 받으면서 이번 사건이 얼마 전 상영된 영화 '그놈 목소리'와 거의 모든 것이 일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유괴범의 목소리와 음성 톤이 TV에서 봤던 그 영화 속 범인 목소리와 너무나 똑같아 곁에 있던 형사들에게 '그 범인이 다시 나타난 게 아니냐'고 묻기도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아이가 아니었으면 다른 아이가 희생양이 됐을지도 모른다"면서 "도대체 이런 영화를 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박씨는 이어 "좋은 뜻으로 만든 영화였겠지만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메시지를주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박군의) 유괴범이 완전범죄를 꿈꿨고 처음부터 돈만을 목적으로 해 아이를 이미 희생시켜 놓고도 태연하게 돈을 요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범인을 미워하면 우리가 더욱 큰 상처를 받기 때문에 범인을 미워하진 않는다"면서 "우리 아이는 영혼이 보석처럼 맑은 따뜻한 아이였기 때문에 하느님의 품안으로 갔다고 생각한다"고 눈물을 지었다.
박씨는 언론과의 다른 인터뷰나 촬영 등은 일절 거부한 채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가 모방범죄의 희생양이 됐다는 점이 집사람(박군의 어머니)이 전하라고 한 유일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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