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서울역 목도리녀’ 찾았다

  • 입력 2007년 3월 19일 03시 00분


사진제공=블로거 makga4(복이)
사진제공=블로거 makga4(복이)
서울역 근처에서 노숙인에게 자신의 목도리를 벗어 주는 김지은 씨. 사진 제공 블로거 makga4(복이)
서울역 근처에서 노숙인에게 자신의 목도리를 벗어 주는 김지은 씨. 사진 제공 블로거 makga4(복이)
머리를 묶은 젊은 여성이 늙은 노숙인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한동안 말을 나누다가 자신의 목도리를 벗어 둘러 줬다. 한 아마추어 사진가가 촬영해 7일 ‘아름다움’이란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린 사진.

누리꾼들 사이에서 ‘서울역 목도리녀’로 불리며 칭송을 받았던 사진 속 젊은 여성의 신원이 밝혀졌다. 홍익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지은(24·사진) 씨. 그를 알아본 친구가 학교 홈페이지에 선행의 주인공을 밝힌 것.

김 씨는 3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인근에서 힘겹게 기어가는 노인을 발견했다. “막걸리를 사러 간다”는 말을 들은 그는 근처 편의점으로 가 막걸리에 빵과 음료수까지 샀다.

그는 노인이 자신이 사다 준 빵을 먹는 동안 30년 전 집을 나온 사연을 들으며 자리를 지켰다. 자리를 뜨면서는 자신의 목도리를 풀어 노인의 목에 둘러 줬다.

김 씨는 “날씨가 쌀쌀했는데 할아버지에게 드릴 수 있는 게 목도리밖에 없었다”며 “과분하게 칭찬받는 생각이 들어 부담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선행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게 주변 사람들의 얘기.

김 씨는 지난 3년 동안 2주일에 한 번씩 종로구의 한 보육시설을 찾아가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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