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까지 학원에 남아서 수업을 듣고 값비싼 과외를 받아도 좀처럼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
이는 평소 학교수업에 집중하지 않거나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절대 부족해 학교와 학교에서 배운 수업 내용을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가에 따라 성적이 결정된다. 하지만 정작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잘 모르거나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도 많다. 고교생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법에 대해 살펴본다.
○주중에는 이렇게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통합논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잠을 줄여 무조건 외우는 공부보다 기초적인 이해력을 바탕으로 큰 틀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작정 책상에 오래 앉아 있기보다는 충분히 잠을 자고 학습시간의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주중에는 학교수업을 충실히 듣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공부법이다. 수업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고 수업 분위기에 적응할 수 없어도 수업시간에 다뤄지는 내용은 반드시 익혀야 한다. 학교수업보다 학원 강의에 의존할 경우 학교에서 보내는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큰 틀보다 단편적인 지식에 집착하게 된다. 수업시간에는 반드시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중 자율학습 시간에는 ‘나만의 노트’를 보며 그날의 수업내용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노트필기의 목적은 자신이 적어 놓은 것을 나중에 다시 보면서 복습하기 위한 것이므로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을 분류해 눈에 잘 띄게 줄을 맞춰 적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의 강의를 하나도 빠짐없이 적는다는 생각으로 필기하면 수업에 집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복습을 하며 큰 줄기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루 종일 수업을 받고 나면 지치고 집중력도 떨어지는데 이때 암기과목보다 수학 과학 등 이해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공부를 해야 장기적으로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 집에 와서는 하루 동안 배운 것을 다시 한번 훑어보고 다음 날 질문할 내용을 정리해 보면 좋다.
서울시교육청 김남형 장학사는 “시간대별로 자세하게 공부일기를 쓰면 자신의 공부방법을 반성하고 개선하는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며 “이를 통해 더 나은 공부방법을 터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습목표를 이루는 동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이렇게
주말엔 자신의 학습량을 토대로 구체적인 학습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평소 작성한 공부일기를 바탕으로 무슨 과목을 어떤 교재로 몇 시간 동안 공부할 것인지 정한다. 수학 문제집을 풀기로 했다면 오전 9∼11시는 5장을 푼다는 식이다. 계획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면 이유를 분석해 계획을 수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평소 잠이 부족해 주말에 늦잠을 자는 경우가 많지만 불규칙적인 생활을 다시 원래대로 돌리는 데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토요일 밤 늦게까지 공부하기보다는 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피로를 푼 뒤 공부하는 것이 낫다.
학습 능률이 최고조에 이르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과목을 보충하고 저녁에는 가벼운 과목 정리나 간단한 독서 등 부담 없는 공부를 하는 것이 유익하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매일 공부하는 것보다는 주말에 한번에 모아서 가볍게 공부하는 것이 좋다. 문과의 경우 영화와 책을 보며 역사의 흐름을 쉽게 파악하고 이과의 경우 각종 실험과 자연현상을 훑어보면서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문제들은 따로 ‘나만의 노트’에 기록해 뒀다가 주말 공부에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학은 틀린 문제, 영어는 어려운 단어·숙어, 사회와 과학의 경우 지도 연표 공식 실험 등을 틈틈이 노트에 정리한 뒤 주말에 가볍게 확인하는 것이 좋은방법이다.
진학사 블랙박스사업부 김화진 본부장은 “평일에 못했던 운동이나 영화 등 취미 생활을 즐기며 한 주의 스트레스를 풀어야 다시 공부에 열중할 힘을 얻을 수 있다”며 “5명 이하의 친구들이 하나의 참고서를 정해 함께 공부하며 서로 모르는 것을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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