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트니 휴스턴의 감미로운 노래 ‘런 투 유’에 맞춰 몸이 불편한 초등학생 17명과 대학생들이 뒤섞여 함께 체조를 하고 있었다.
장애아동들은 서 있기조차 힘든 표정이 역력했지만 대학생 형과 누나들의 동작을 애써 따라 했다.
대학교 신입생 MT가 지나친 얼차려 등으로 말썽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백석대 특수체육교육과 학생들의 MT는 다르다.
15일부터 17일까지 2박 3일 일정의 올해 MT에 참가한 재학생은 100여 명.
이 학과가 개설한 ‘장애아동 체육교실’에 다니는 천안시내 장애아동 17명이 초청됐다. MT에 이들도 데리고 간 것.
출발을 위해 이들을 버스에 태우는 것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3시간 만에 리조트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기뻐 어찌할 줄 몰랐다.
MT 내용은 준비체조, 음악체조, 2인 3각 달리기 등 대부분이 장애아동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오후 9시, 취침시간이 되면 으레 술을 마시고 노래를 하는 다른 MT와 달리 이들은 장애아동들 옆에 나란히 누웠다.
“자주자주 움직여. 그러면 자연스러워져. 희망을 포기하지 마.”
2학년 류지수(20) 씨는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강민석(9) 군에게 팔베개를 해 주며 토닥거렸다.
이 학과는 개설 첫해인 2004년에는 ‘장애체험 프로그램’, 이듬해에는 ‘그룹 홈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캠프’, 지난해에는 ‘장애아동 체육교실 참가 학생들과의 캠프’라는 이름으로 이 같은 MT를 해 왔다.
한동기(45) 교수는 “학생들이 장애아동과 함께 지내면 그들의 신체 활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과 활발한 사회활동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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