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특목고 입시위주 교육땐 일반고로 전환”

  • 입력 2007년 3월 20일 19시 40분


정부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소득 계층간 사교육비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20일 국무회의에서 사교육 시장 실태조사 결과와 대책을 발표했다.

▽사교육 양극화=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전국 335개 학교의 초등 6년생과 중학 3년생, 고교 2년생 7445명과 학부모 1만5101명 등 2만2546명을 대상으로 사교육 실태를 조사했다.

이 결과 초등 6년생의 88.2%, 중 3년생의 78.4%, 고교 2년생의 63.1%가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지역(강남·서초·송파구)은 이 비율이 각각 91.9%, 94.3%, 95.2%로서 매우 높았다.

초등 6년생은 하위 30% 이하 계층과 상위 10% 고소득계층의 사교육 비율이 각각 79.3%와 94.5%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고교 2년생은 하위 30% 계층(40.5%)이 상위 10% 계층(90.7%)의 절반 이하였다.

초등 6년생은 60.7%가 저학년 때부터 영어 사교육을 받았다. 학부모의 29.5%가 자녀의 특목고 진학을 희망했으며 이 가운데 94.2%가 사교육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논술사교육=월 평균 영어 사교육비는 초등 6년생이 14만 원, 중 3년생이 17만 원, 고교 2년생이 20만 원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반면 논술 사교육 비율은 초등 6년생 23%, 중 3년생 12.4%, 고교 2년생 12.5%로 갈수록 낮아졌다.

▽사교육비 되레 늘어=교육부는 2004년 EBS 수능 방송 등을 골자로 하는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과 2005년 '방과후학교 활성화대책'을 내놓았지만 사교육비는 줄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위 계층(소득 하위 20% 이하)의 가구당 월 사교육비는 2004년 5만3248원에서 2005년 6만881원, 2006년 6만202원으로 비슷했지만 2분위 계층(〃20~40%)은 2004년 9만7503원에서 2006년 11만5762원으로, 3분위 계층(〃40~60%)는 14만3060원에서 17만770원으로, 4분위 계층(〃60~80%)는 17만8002원에서 20만5886원으로 늘었다.

▽사교육 대책, 실효성은 의문=교육부는 영어와 특목고 입시 때문에 초중학생 사교육이 유발된다고 보고 특목고의 내신위주 선발을 늘리고, 특목고가 설립 목적과 달리 운영되면 지정 해지(일반고로 전환)를 검토키로 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6일 EBS 영어전용방송을 개국하고 수능 방송을 개편하기로 했다. 2009년까지 1300개 초등학교에 영어체험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또 9월부터 학원수강료표시제를 의무화하고, 통계청과 연 2회씩 사교육 통계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런 대책은 대부분 이미 발표됐으며 실효성 있는 구체안이 없이 사교육 대책이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