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납치 자작극’ 부모에 1억 뜯으려다 덜미

  • 입력 2007년 3월 21일 03시 00분


30대 여자의 납치 사건이 하루 만에 남자친구와 함께 벌인 ‘자작극’인 것으로 밝혀져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19일 오후 3시경 전직 유치원 교사 고모(34·여) 씨의 아버지(66)는 낯선 남자의 협박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 납치됐어요. 꽁꽁 묶여서 앞이 안 보여요”라고 울부짖는 딸의 목소리를 들려 준 납치범은 “현금 1억 원을 보내지 않으면 딸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고 씨의 아버지와 오빠(37)의 휴대전화로 10여 차례 협박을 한 범인은 20일 0시가 다가올 무렵에는 “10만 원이라도 보내 달라”는 다소 힘 빠진 협박을 했다.

범인의 전화 발신지인 강원 평창군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은 결국 이날 오전 9시경 평창의 한 모텔 방에서 ‘가짜 협박범’ 송모(34) 씨와 고 씨를 발견했다. 송 씨는 협박 전화 뒤 전화를 끊고 잠복하는 수법으로 추적을 피해 왔다.

고 씨는 5000여만 원의 빚을 갚기 위해 송 씨의 제안을 받고 이 같은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송 씨에 대해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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