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리 폭력시위자, 공권력 무시… 죄질 나빠”

  • 입력 2007년 3월 21일 03시 00분


지난해 5월 경기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에 대한 행정 대집행 때 쇠파이프와 죽봉 등을 휘둘러 경찰을 다치게 한 폭력 시위 가담자들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죄질이 나쁘다”며 1심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내렸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송영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당원 정모(46) 씨 등 3명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이들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1심에서는 이들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 씨 등은 오직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국가의 적법한 공권력에 대항했다”며 “특히 경찰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돌을 던져 많은 부상자가 생기게 한 것은 죄질이 나쁜 만큼 1심 선고 형량은 너무 가볍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 씨 등의 행위는 목적만 옳으면 국가의 기강과 질서를 유지하는 공권력을 무시한 채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씨 등은 재판 과정에서 “당시 경찰을 향한 폭력은 일부 시위대의 우발적 행동이어서 경찰이 다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적법한 공권력 행사를 죽봉을 휘두르며 저지하면 경찰관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씨 등은 지난해 5월 4일 대추리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 행정 대집행에 나선 경찰에게 쇠파이프와 죽봉을 휘두르고 돌과 연탄을 던져 경찰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경찰 123명이 부상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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