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20일 국무회의에서 사교육 시장 실태조사 결과와 대책을 보고했다.
▽사교육 양극화=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교 2학년 7445명과 학부모 1만5101명 등 2만2546명을 대상으로 사교육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초등학교 6학년의 88.2%, 중학교 3학년의 78.4%, 고교 2학년의 63.1%가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지역(강남·서초·송파구)은 이 비율이 각각 91.9%, 94.3%, 95.2%로 매우 높았다.
초등학교 6학년생은 소득 하위 30% 이하 계층과 상위 10% 계층의 사교육 비율이 각각 79.3%와 94.5%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고교생은 하위 30% 계층(40.5%)이 상위 10% 계층(90.7%)의 절반 이하였다. 이들의 소득 상위 30% 계층은 과외(33.5%) 의존도가 높은 반면 하위 30%는 EBS 시청(17.9%)이 많았다.
▽영어·논술·특목고 사교육=월평균 영어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6학년 14만 원, 중학교 3학년 17만 원, 고교 2학년 20만 원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논술 사교육 비율은 초등 6학년 23%, 중학교 3학년 12.4%, 고교 2학년 12.5%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 비율은 부모의 학력·소득과 비례했고 강남지역(각 29.1%, 27.2%, 23.4%)이 특히 높았다.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의 29.5%가 특목고 진학을 희망했다. 이 중 94.2%가 사교육을 시키고 있었다. 특목고 진학을 원하는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2학년은 연간 500만 원 이상 쓰는 비율이 각각 28.6%, 39.9%로 그렇지 않은 학생(각 14%, 16.5%)보다 배 이상 높았다.
▽사교육비 되레 늘어=2004년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 2005년 ‘방과후학교 활성화대책’에도 사교육비는 줄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위 계층(소득 하위 20%)의 가구당 월 사교육비는 2004년 5만3248원에서 2005년 6만881원, 2006년 6만202원으로 비슷했지만 2분위 계층(〃 20∼40%)은 2004년 9만7503원에서 2006년 11만5762원, 3분위 계층(〃 40∼60%)은 14만3060원에서 17만770원, 4분위 계층(〃 60∼80%)은 17만8002원에서 20만5886원으로 늘었다.
▽사교육 대책 실효성 의문=교육부는 영어와 특목고 입시 때문에 초중생의 사교육이 많다고 보고 특목고가 설립 목적과 달리 운영되면 지정 해지(일반고로 전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가 전수(全數)가 아닌 특정 학년만 조사해 특목고가 사교육 주범인 것처럼 몰아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다음 달 6일 EBS 영어전용방송 개국 △2009년까지 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 1300곳 신설 △9월부터 학원수강료 표시 의무화 △연 2회 사교육 통계조사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미 발표된 것이 많고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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