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벼 겉껍질서 항암물질 첫 추출… 이승철 교수팀

  • 입력 2007년 3월 21일 06시 39분


대학 연구진이 왕겨(벼의 겉껍질)에서 항암물질 추출에 성공한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보고했다.

경남대 식품생명학과 이승철(45·이학 박사·사진) 교수팀은 20일 “세계 처음으로 왕겨에서 모밀락톤(momilactone)B라는 항암물질을 분리해 지난해 5월 국내 특허를 출원했으며, 최근 국제학술지에 실렸다”고 밝혔다. 논문이 실린 학술지는 식품분야에서 권위가 있는 미국화학회의 농업식품화학회지 3월호다.

모밀락톤B는 특정 식물이 주위 생명들을 잘 자라지 못하게 억제하는 ‘타감물질(他感物質)’로 자기방어와 보호성이 강하다. 연구팀이 이 물질을 대장암 세포주에 투여한 결과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암세포의 성장을 20% 정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 교수는 “왕겨 추출물을 암에 걸린 쥐에 투여한 결과 암 덩어리가 크게 줄어든 것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으며 5단계의 과정을 거쳐 모밀락톤B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며 “연구기관이나 제약회사 등과 함께 임상실험을 거쳐 상용화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교수는 해산물인 미더덕에서 노화예방 성분과 항암효과를 찾아내는 등 독특한 연구로 주목을 받았다.

왕겨는 연간 100만 t이 나오며 가축사료나 퇴비로 주로 쓰인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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