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학규형 왜 그랬소. 형수도 동의합디까?”

  • 입력 2007년 3월 21일 16시 44분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
“학규형 도대체 왜 그랬소. 형 때문에 고생한 그 착한 형수도 탈당에 동의합디까?”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21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게 던진 말이다. 손 전 지사가 탈당을 선언한지 3일이 지났지만 한나라당은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최고의 학벌, 민주화 투쟁, 투옥, 옥스퍼드 박사, 3선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또 낙선의 경험, 남이 도저히 따를 수 없는 그 좋은 경력이라면 이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걸 기다리지 못하다니 형이 참으로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기다리지 못하고 승복하지 못한 판단으로 너무나 많은 인재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는 손실을 봤지 않느냐”며 “형도 그 선배들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손 전 지사의 탈당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남들은 공천 한번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5번의 공천을 받은 최고 수혜자가 당과 동지를 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하는 놈들이 그렇지 뭐’라는 비판이 들리지 않느냐. 형을 돕던 진정한 친구들도 다 동의 했느냐”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앞길이 창창한 후배 정치인들에게 형의 길을 강요하지 않길 바란다”며 “형이 시베리아 벌판에서 고생할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당 대권 주자인 원희룡 의원도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난 2003년 7월 독수리 오형제(이부영, 김부겸, 김영춘, 안영근, 이우재)가 탈당했을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비통한 심정”이라고 했다.

원 의원은 “2003년 당시 ‘모두가 떠나더라도, 모두가 안 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끝까지 당에 남아 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노력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며 “대선후보 경선을 출마하면서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약속드린 만큼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는 손 전 지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의원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손 전 지사는 ‘주몽’을 욕보였다. 누워서 침을 뱉는 것도 모자라 눈물의 가면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단호히 말하지만 손 전 지사가 당을 떠난 것은 탈당이 아니라 경선불복”이라며 “탈당 변에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청중들마저 발길을 돌려 휑한 찬바람만 뒹굴고 있다. 전대미문의 패배작이요 졸작”이라고 했다.

주성영 의원 역시 “손 전 지사가 흘린 눈물은 거짓과 위선의 이중플레이를 상징하는 ‘악어의 눈물’”이라며 “정작 그 눈물을 흘려야 할 사람은 한나라당 당원들”이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지난 17대 총선 당시 탄핵 역풍으로 당이 초상집 분위기였다. 당이 피를 토할 때 손 전 지사는 어디 있었느냐”며 “절망적 상황에서 이만큼이라도 당을 추슬러 왔을 때 그는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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