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완(63·지구환경과학부) 발전위 위원장은 21일 서울대의 향후 20년 간 방향과 목표를 담은 장기발전계획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실시를 금지한 3불정책이야말로 대학교육과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다원화된 사회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 3불정책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불정책 비판에 완벽하게 동감한다"며 "71명의 발전위원 모두 3불정책이 암초 같은 존재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3불정책이 서울대의 학생선발 자율권을 제한하므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발전계획에 담고 있다"며 "대학 본부가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발전계획안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를 두고 서울대가 '3불정책 폐지'를 위해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발전위가 서울대 정책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3불정책에 대한 장 위원장의 발언 수위가 전례 없이 높은 데다, 이장무 총장이 직접 발전위를 구성하고 김신복 부총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기구라는 점 등 때문.
또 장 위원장은 이날 계획안을 통해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통합적 사고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능력을 키우는 통합논술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재학생에 대한 문·이과 융합교육을 활성화하고 자유전공제와 맞춤식 전공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제화 강화를 위해 1학년 또는 2학년 학생을 일정기간 영어로 교육하는 '영어캠퍼스'와 교수와 함께 생활하는 '거주대학'을 조성하는 안도 계획안에 포함됐다. 외국인 학생 비율을 2025년까지 30% 증대하는 정원 외 외국인 학생 선발을 실시하고 세계 주요 대학과 도시에 2010년까지 3~4개의 해외 분교·분소를 설치하는 내용도 담았다.
발전위는 "세계적 교수진 확보를 위해 교수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 석학들로부터 받은 평가를 승진과 정년제도에 반영할 것"이라며 "연구업적에 따라 보수를 차등화하는 연봉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5년 세계 30대, 2025년 세계 10대 대학'의 목표를 담은 이 계획안은 28일 이 총장에게 보고된 뒤 공청회 등 학내 논의를 거쳐 확정된다.
조은아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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