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총학 “여학생회 간판 내려라” vs “총학이 어딜 감히”

  • 입력 2007년 3월 24일 03시 01분


연세대 총학생회가 총여학생회를 폐지하는 총학생회칙 개정안을 발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 최종우 회장은 21일 총여학생회를 폐지하고 총학생회 산하 상설 독립위원회 형식의 ‘성평등위원회’로 개편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총학생회칙 개정안을 발의해 공고했다.

다음 달 30일부터 실시될 전체 학생의 투표로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19대째 이어오며 학내외 여성운동을 주도해 온 총여학생회가 폐지될 뿐 아니라 학교 당국이 성평등위원회 구성에 참여할 수 있게 돼 파문이 예상된다.

개정안에는 1년 임기의 성평등위원장은 학내 여성단체와 단과대 대표 등이 참여하는 중앙운영위원회뿐 아니라 학교 측인 여학생처의 추천을 받아 확대운영위원회에서 임명하게 돼 있다.

현 총여학생회는 다음 총학생회 선거가 있을 때까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어 개정안이 가결되더라도 존속한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총학생회는 중앙운영위원회 등의 견제를 받는 반면 총여학생회는 견제할 수 있는 조직이 없다”면서 “이 때문에 총여학생회가 학생사회와 괴리돼 활동하게 됐으며 이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총여학생회를 폐지하는 이유에 대해 총학생회는 △총여학생회가 극단적인 페미니즘 운동으로 남녀 학생의 외면을 받고 있고 △남녀 학우가 함께 낸 총학생회비에서 총여학생회의 예산이 배정됨에도 사업의 혜택이 남학생에게 돌아가지 않으며 △총여학생회를 견제할 하부 대의조직이 없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 같은 총학생회의 방침에 대해 총여학생회는 학내 대자보 등을 통해 “총여학생회의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총여학생회의 민주적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총여학생회는 별도의 총학생회칙 개정안을 마련해 26일 임시 확대운영위원회를 개최키로 했다.

학내 각 자치단체도 인터넷 홈페이지와 대자보 등을 통해 총여학생회 폐지에 대한 찬반 의견을 밝히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총학생회는 다음 달 30일∼5월 4일로 예정된 학생총투표를 강행할 방침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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