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복지수준은 1인당 평균 국민소득만으론 알 수 없다. 구성원 간 소득격차에 따라서 복지수준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소득격차가 벌어질수록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사이에 상대적 빈곤 정도도 커진다. 상대적 빈곤이 심해지면 정치·사회적인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우리나라도 경제규모가 커지고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득격차를 줄이려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국민들의 소득격차를 파악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로렌츠 곡선, 지니계수, 10분위 분배율을 많이 이용한다. 각각의 의미를 살펴보자.
○ 로렌츠 곡선
로렌츠 곡선은 소득의 누적분포와 인구의 누적분포를 비교하여 대응점을 표시한 곡선이다. 아래의 표에서 대각선 OO' 아래에 표시된 곡선을 말한다. 가로축에 소득액 순으로 소득인원수의 누적 백분율을 나타내고, 세로축에 소득금액의 누적 백분율을 나타내서 만들어지는 곡선이다. 소득의 분포가 완전히 균등하면 곡선은 대각선(OO')과 일치한다(균등분포선). 곡선과 대각선 사이의 면적의 크기(Z)가 불평등도의 지표가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분배 상태를 보여주는 로렌츠 곡선이 중국의 분배 상태를 보여주는 로렌츠 곡선보다 대각선에 더 가깝다면 ‘한국이 중국보다 소득 분배가 평등하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로렌츠 곡선으로 소득 분배 상황을 표시하면, 시각적인 효과가 있어서 경제적 불평등 정도를 확인하기 쉽다.
그러나 로렌츠 곡선을 쓰면 여러 나라를 동시에 비교할 때 불편하다. 이런 경우에는 삼각형(△OTO')면적에 대한 반달 부분의 면적 비율인 지니계수를 이용하여 하나의 수치로 표시할 수 있다.
○ 지니계수
지니계수는 로렌츠 곡선에서 도출된다. 소득 분배의 완전균등을 나타내는 대각선 OO'와 로렌츠 곡선 사이의 면적 Z를 직각삼각형 OTO'의 면적으로 나눈 값이 지니계수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그 값이 클수록 더 불평등한 분배 상태를 뜻한다. 보통 0.4를 넘으면 ‘불평등한’ 사회, 0.6을 넘으면 ‘매우 불평등한’ 사회를 나타낸다. 이 지수는 임금소득뿐만 아니라 부동산 금융 자산 등의 불평등 정도를 알아볼 때 많이 쓰인다.
○ 10분위 분배율
한 나라의 모든 가구를 저소득 가구에서 고소득 가구 순서로 한 줄로 세워 보자. 다음엔 이들을 10개의 계층으로 나눈다. 10분위 분배율은 이 중 최하위인 1∼4등급 가구(하위 40% 소득계층)의 소득 점유율(한 나라 전체 소득 가운데 이들 가구가 차지하는 정도)을 최상위인 9, 10등급의 소득계층(상위 20% 소득계층)의 소득 점유율로 나눈 것이다. 즉 상위 20%의 소득 합계에 대한 하위 40% 소득 합계의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높으면 소득 격차가 작고, 반대로 낮으면 소득 격차가 큰 것이다. 일반적으로 분배율이 0.45 이상이면 ‘분배가 잘 된’ 국가로 보고, 0.35∼0.45는 ‘중간’ 정도, 0.35 이하이면 ‘불평등한’ 국가로 분류한다. 이처럼 10분위 분배율은 계층 간 소득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렌츠 곡선이나 지니계수에 비해 널리 이용되고 있다.
◎ 지니계수를 활용한 사회 분석 사례_01
중국의 빈부 격차가 ‘사회 동란’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수준으로 나타났다. … 개혁개방 직전 지니계수가 0.2로 ‘상당히 평등하던’ 중국은 시장경제 도입 이후 빈부 격차가 커져 2000년엔 0.417로 위험경계선을 넘었다. … 전문가들은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2010년엔 중국의 지니계수가 0.6을 넘어 폭동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상태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일보 2006.12.8 하종대 특파원)
→ 중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의 심화 과정을 지니계수로 간명하게 보여주고, 무력시위의 발생 건수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설명하는 기사이다. 이처럼 지니계수는 사회의 경제적 상황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 지니계수를 활용한 사회 분석 사례_02
<표1> 자산 지니계수 추이
<표2> 가계소득 10분위별 소득분포 및 소득집중도
<표1>의 자산 지니계수를 통해 부동산·금융자산(예금, 주식 등) 보유에서 불평등의 정도가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표2>의 지니계수 및 10분위 분배율은 우리나라의 경제적 불평등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처럼 경제적 불평등 정도는 조사 대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그래서 통계자료를 접할 때는 항상 조사 대상이 무엇인지 잘 살펴야 한다.
윤상철 경희여고 교사
<표2> 가계소득 10분위별 소득분포 및 소득집중도 | ||||||||
| 1998년 | 1999년 | 2000년 | 2001년 | 2002년 | 2003년 | 2004년 | 2005년 |
10분위 분배율 | 0.5072 | 0.4960 | 0.5039 | 0.4967 | 0.5136 | 0.5317 | 0.5196 | 0.5160 |
지니계수 | 0.316 | 0.320 | 0.317 | 0.319 | 0.312 | 0.306 | 0.310 | 0.310 |
통계청, ‘가계조사’, 각 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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