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논제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토론에 임하는 태도다. 무엇에 대한 토론인지를 명백하게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개하는 논의는 그 내용이 아무리 독창적이고 논증적이어도 결국은 무용지물일 뿐이다. 논의 자체가 논제를 벗어나 있어 전혀 무관하고 엉뚱한 대답만 늘어놓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토론에서도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런 우를 범하였다. 논제에서 주어진 ‘세계화로 인한 한글의 위기’라는 배경을 읽어내지 못하고 일반론적인 차원에서 ‘한글을 지키고 발전시킬 방안’을 언급함으로써 논제를 이탈한 것이다.
다음으로 고쳐야 할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진부한 견해를 추상적으로 되풀이하는 태도다. 이번 토론의 경우, 구체적인 방법론 없이 ‘한글에 대한 사랑’을 당연한 듯 제시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가 되겠다. 새롭고 참신한 내용이 가미되지 않은 평범한 진술은 설득력이 없고 소모적이다. 생산적인 토론을 위해서는 기존의 논의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독창적인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 선정된 학생: 김태환, 윤선영, 최명헌, 최지은
매년 수십억 마리의 동물들이 잔인한 방식으로 도살됩니다.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기 위해서지요. 우리는 육식을 할 때 ‘동물들이 어떻게 죽었을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채식주의자들은 육식을 하지 않아도 생존이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동물들을 죽여야 하느냐고 말합니다. 육식을 하는 것은 곧 동물의 고통을 외면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인간중심적 행동이라는 것이지요. 육식을 위한 동물의 살생이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 여러분의 견해를 제시해 보세요.
김욱영 라인업에듀 글로벌영재논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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