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택시 운전사 박모(60) 씨는 전날 오후 10시께 서울 관악구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 내 벤치에 앉아 동료 운전사 김모(46) 씨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박씨와 김씨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이웃 사촌.
이날 화제는 최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거머쥐며 연이은 `낭보'를 전한 박태환 선수였다.
이들은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수영 불모지나 다름 없는 한국에서 세계 정상급으로 우뚝 선 박 선수 칭찬에 연거푸 술잔을 비웠다.
그러나 술이 과했던 탓일까. 박씨는 "박태환 뿐만이 아니다. 박지성, 박찬호, 박세리 등 나 같은 박씨 덕에 나라 위상이 올라간다"며 `오버'를 했다.
은근히 부아가 치민 김씨는 "그만 좀 하라"고 짜증을 냈고 박씨도 "왜 박씨 자랑하면 안 되냐"며 말다툼을 벌이다 결국 주먹다짐까지 했다.
괜한 `가문 자랑'이 싸움으로 번져 이들은 경찰에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나이가 10살 이상 차이 나는데도 서로 주먹을 휘둘렀다"며 "언론에서 보도되는 유명 운동선수들 가운데 박씨가 많은 탓에 벌어진 해프닝인 것 같다"고 혀를 찼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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