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종(사진) SK㈜ 부장은 2004년 6월부터 이 회사의 페루 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000년 SK㈜가 페루 정부와 계약해 개발에 들어간 카미시아 광구는 2004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SK㈜가 2040년까지 매년 1000억 원 정도를 벌어들이게 되는 이 프로젝트에서는 유전의 생산 및 수송, 액화천연가스(LNG) 판매 등의 현장 사업을 총괄 지휘하는 임 부장의 역할이 크다.
임 부장은 SK㈜ 본사 직원과의 e메일에서 “알레한드로 톨레도 전 페루 대통령의 최고 공적으로 카미시아 유전 사업이 꼽힐 정도”라며 카미시아 프로젝트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기업의 글로벌 현장에는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일꾼들이 있다. SK㈜와 GS칼텍스 등 정유업계에도 ‘현장의 글로벌 리더’들이 저마다의 책임을 완수하며 글로벌 경영을 위해 밤낮을 바꿔 살고 있다.
○ SK㈜, 카시미아 광구서 매년 1000억 원 벌어
그런데도 정작 중국 사업에서는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천 부장은 “중국 시장은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위험 요소가 많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안한 시장”이라며 “장기 비전을 가지고 중국 시장에 진출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페루 지사가 남미 사업을, 중국 본부가 중국 및 동북아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면 동남아 지역을 담당하는 곳은 싱가포르의 SKI(SK International)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사다.
지난해 6월부터 자카르타 지사를 이끌고 있는 이경일 지사장은 “인도네시아는 원유, 석유, 천연가스는 물론 화학제품과 석탄, 발전 등 많은 사업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SK㈜와 ‘궁합’이 맞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한 해는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인도네시아에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고 자평한 뒤 “그 최일선에는 숨 가쁘게 달려온 자카르타 지사원들이 있었다”는 말로 공로를 직원들에게 돌렸다. SK㈜ 측은 “회사가 추진하는 글로벌 경영이 완성되는 곳은 바로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 GS칼텍스, 캄보디아 광구 개발 가능성 높아
전 세계 유전개발 현장을 뛰어다니느라 에피소드도 많다. 자원개발팀 이상원 과장은 “카자흐스탄과 태국을 연이어 간 출장이 기억에 남는다”며 “카자흐스탄은 영하 35도, 태국은 영상 35도로 짧은 기간에 섭씨 70도 차이가 나는 지역을 오가다 보니 몸이 얼었다 녹았다 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원개발팀은 개발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지질, 지구물리 자료 등을 분석해 유망성을 점검하고, 매장량을 통해 경제성을 진단하는 작업을 한다. 대부분 지질학 또는 자원공학을 전공한 전문가 집단이다.
이들의 활약으로 GS칼텍스는 캄보디아 블록 A 광구, 태국 L10·L11 등의 탐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이 두 광구에서는 품질이 좋은 원유가 발견돼 개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천영호 팀장은 “유전개발 사업은 결과를 얻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다림의 사업’으로 불린다”며 “그러나 계약을 맺고 그곳에서 원유를 발견하게 되면 기다림이 모두 눈 녹듯이 사라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유정준 SK㈜ 부사장 “전담 부서 신설 동남아 공략”▼
유 부사장은 SKI의 역할에 대해 “동남아 지역에서 점차 많아지는 사업 기회를 포착해 본사, 중국에 이은 ‘제3의 사업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I를 신설한 것은 SK㈜의 사업이 지역적으로 확대됐다는 의미일 뿐 아니라 SK㈜라는 기업 자체가 국경을 초월하는 글로벌 기업을 지향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SK㈜가 해외 사업의 전략 거점을 싱가포르로 선택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동남아 지역의 석유, 화학 사업 중심지인 데다 원유 생산지역인 중동과 소비 지역인 동북아를 연결하는 ‘중개지’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정준 부사장은 “여기에 주요 석유 메이저 회사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어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기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SK㈜의 해외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해외 자원개발이다. 이에 대해 유 부사장은 “석유개발은 탐사 성공률이 10% 안팎에 불과한 사업이어서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K㈜는 해외개발 사업을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선봉사업’으로 삼고 예산 확충과 인력 확보에 나섰다”며 “하지만 자원 개발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손영기 GS칼텍스 부사장 “유전 확보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손영기(가스·전력·자원개발사업본부장·사진) GS칼텍스 부사장은 “지금은 GS칼텍스의 비전인 ‘종합에너지 서비스 기업’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며 해외유전개발 사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원료 확보에서 제품 공급까지의 사업체계를 일괄적으로 갖추겠다는 뜻이다.
GS칼텍스는 2003년 캄보디아, 2005년 태국 광구에 참여해 원유를 발견했다.
손 부사장은 “4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2개 사업에서 원유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둔 것은 ‘리스크 관리’에 힘쓴 결과”라고 말했다.
해외 유전개발 사업은 ‘터뜨리면 대박’이지만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전형적인 ‘고위험 고수익’ 사업이다. 양질의 사업을 발굴하는 데 어려움이 크고 여러 개의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사업 특성상 위기관리가 중요하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한편 그중에서 상대적으로 유망한 사업에 선별적으로 참여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손 부사장은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며 유전개발에 성공한 비결을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동남아 중동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오일샌드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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