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남고, 학생-학교-학부모 삼위일체 명문고로 성장

  • 입력 2007년 4월 1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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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 대상이 아니었던 창원남고가 ‘명문’으로 변신하기까지 10여 년. 그 결실은 교사들의 피땀 어린 정성,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 재단의 뒷바라지 등이 삼위일체로 어우러져 만들어냈다.

○ “자존심 한 번 살려봅시다”

1975년 마산남고로 개교해 1982년 창원남고로 이름을 바꾼 이 학교는 1996년까지 경남지역 연합고사에서 탈락한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학교였다.

창원지역 평준화 시행이 늦어진 것이 창원남고 때문이라고 할 정도였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창원남고에 배정될 것을 우려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았기 때문.

연합고사 지역에 포함된 첫 해인 1997년, 이 학교에 배정된 학생과 학부모의 실망은 컸다. 전학하려는 학생들도 있었다.

자존심이 상한 젊은 교사들이 움직였다. 그간 “창원남고 교사”라고 당당히 말하기조차 꺼렸던 65명의 교사가 심기일전해 머리를 맞댔다.

“한 번 해봅시다.”

교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퇴근을 오후 10시 이후로 미뤘다. 3학년 담임들은 ‘학년실’에 남아 야간자율학습을 지도했다. 수업에서 의문이 생긴 학생은 언제든 학년실을 찾았다. 복도에서도 교사와 학생 간의 질문과 답이 오갔다. 활력이 넘쳤다.

창원남고는 외부 모의고사를 치르고 나면 시행기관에서 성적을 알려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현장에서 학생들이 많이 틀린 문제를 가려내 곧바로 지도에 들어간다. 효과는 컸다.

매월 평가회를 열어 과목 담당교사와 담임교사가 결과를 분석하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진로를 의논한다.

학생 1100명의 개인별 성적분석과 1 대 1 면담을 통한 수준별 학습, 부진학생 특별보충학습, 우수학생 논술 및 면접지도 등도 이 학교의 강점이다.

학부모 김정덕(44) 씨는 “교사들의 열정과 성의가 각별해 믿고 맡겨 두었다”며 “다른 학교 학부모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 창원남고의 성과와 비전

설립 25년 만인 2000년 이 학교는 처음으로 서울대 합격생 2명을 냈다. 이듬해는 육군사관학교 수석을 비롯해 법대와 의대 등 서울대에 8명을 합격시켰고, 서울지역 대학에 모두 150여 명을 진학시켰다. 2007년에도 서울대 9명을 포함해 연세대, 고려대 25명 등 389명 가운데 100여 명이 서울지역 대학에 진학했다.

“우수한 학생들과 경쟁하다 보니 성적이 올라가요. 선생님들의 열성적인 지도와 면학 분위기 등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강경민(18) 학생회장의 자랑이다.

변화의 와중에서 창원남고가 ‘공부’만 강조한 것은 아니다. 동아리 활동, 교내 축제 등에도 관심을 쏟고 명사초청 강연도 자주 마련해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도록 독려한다. 재단(남제학원)은 최신 설비의 급식소를 최근 준공했다. 대형 강당과 시청각실도 새로 지었다.

“민주적인 학교경영, 인성교육을 통한 정서적 안정감, 교사들의 열정 등이 학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어렵게 얻은 ‘명문고’라는 명성의 전통을 이어가야죠.”

조현석 교감의 말이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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