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애물단지 된 울산 ‘소망우체통’

  • 입력 2007년 4월 4일 06시 54분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 설치된 세계 최대(높이 5m)의 ‘소망우체통’이 설치 3개월여 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그동안 자치단체가 관광객에게 제공했던 무료 우편엽서를 선거법 저촉 논란으로 더는 제공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소망우체통은 우리나라 해변에서 새해 일출시간이 가장 빠른(오전 7시 31분 24초) 울산 간절곶에 지난해 12월 높이 5m, 둘레 2.4m, 무게 7t 규모로 설치됐다. ‘2007 울산 간절곶 해맞이 축제’를 위해 울산 모 기업체에서 제작해 울산시에 기증한 것으로 우체통 옆에는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새벽이 온다’는 글귀가 새겨진 우편엽서가 비치돼 있다.

울산시와 남울산우체국에 따르면 올해 해맞이 행사를 위해 울주군이 무료로 제공한 엽서 2만 장 가운데 1만7200여 장이 소비되고 2800여 장만 남아 있다. 하루 평균 엽서 소비량이 50장 안팎이어서 앞으로 50일가량 지나면 엽서가 모두 소진될 것이다.

이에 따라 남울산우체국은 최근 울산시에 엽서 추가 제작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울산시는 “무료로 엽서를 제공하는 것은 선거법상 상시 기부행위에 해당한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난색을 나타냈다. 울주군도 비슷한 태도다.

남울산우체국 김대우 지원과장은 “간절곶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소망우체통이 엽서가 없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될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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