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부산 대연동에 S펀드라는 유령회사를 차린 권모(47) 씨는 "독일 기업과 합작할 예정인 우리 회사에 투자하면 매달 투자금의 15%를 배당금으로 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2003년 11월까지 박모(57·부산 범일동) 씨를 비롯해 전국에서 150여 명이 몰렸고 이들의 투자액은 600억 원이나 됐다. 그러나 한독합작 펀드회사 설립을 앞둔 같은 해 12월 권 씨는 투자금을 챙겨 내연녀와 독일로 달아났다.
뒤늦게 도주사실을 알게 된 박 씨는 권 씨를 부산지검에 고소했으나 수사에 진척이 없자 독일 한인회 홈페이지에 권 씨의 사진과 피해사실을 알리는 한편 사설탐정까지 고용했다.
사건 발생 3년이 지난 2월 7일 프랑크푸르트의 교민이 자신의 식당에서 권 씨를 봤다며 박 씨에게 알렸고 독일 현지의 사설탐정이 인근 호텔에서 권 씨를 붙잡으면서 권 씨의 도피행각은 끝났다.
박 씨는 "전 재산인 노후자금을 권 씨에게 속아 투자한 어느 노부부는 비참한 생활을 한 반면 권 씨는 독일에서 고급주택에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지검은 5일 입국하는 권 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부산=윤희각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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