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2명 사법시험 1차 합격

  • 입력 2007년 4월 6일 03시 31분


시각장애인 2명이 처음으로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다.

법무부는 5일 올해 치러진 제49회 사법시험 1차 합격자 2808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서울대 법대에 재학 중인 시각장애인 최민석(24) 씨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또 다른 최모(26) 씨가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최민석 씨는 서울대가 특수교육 특별전형을 실시한 이래 1급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2004년 법대에 합격하면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초등학생 때인 1992년 녹내장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은 최 씨는 3년간 기도원에서 절망에 빠진 마음을 추스른 뒤 특수학교에서 공부에 매진해 대학에 합격했다.

대학 합격 당시 그는 “장애인들의 권익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어 주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씨는 법전과 수험용 서적을 일일이 텍스트 파일로 만든 뒤 컴퓨터로 음성화해 공부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시험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지난해 사법시험부터 시각장애인들에게 음성 지원 프로그램을 탑재한 컴퓨터가 있는 별도의 시험실에서 점자로 된 문제지를 제공하고 일반 응시자들보다 2배 긴 시간 동안 시험을 치르도록 배려했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3명의 시각장애인이 응시했다.

2명의 시각장애인 합격자는 2차 시험에서도 음성 지원 컴퓨터로 시험을 치르며 시험 도중 장애인 전담 시험관리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시험 시간은 일반 응시자의 1.5배다.

한편 올해 사법시험 1차에는 1만8114명이 지원해 6.4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합격점수는 평균 73.14점(총점 256점)으로 작년 79.57점(총점 278.5점)보다 6점가량 낮아졌다.

6월 19일부터 4일간 치러지는 2차 시험은 지난해 1차 시험 합격자 2398명을 합한 5206명에게 응시자격이 주어져 약 5.2 대 1의 경쟁률이 예상된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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