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100% 보여주자” 반상회 결의…2012 여수세계박람회

  • 입력 2007년 4월 7일 02시 59분


시청에 걸린 박람회 포스터 2012 여수세계박람회 실사를 앞둔 6일 막바지 준비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시청 직원들이 시청사 벽면에 박람회 관련 대형 포스터를 걸고 있다. 여수=박영철 기자
시청에 걸린 박람회 포스터
2012 여수세계박람회 실사를 앞둔 6일 막바지 준비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시청 직원들이 시청사 벽면에 박람회 관련 대형 포스터를 걸고 있다. 여수=박영철 기자

전남 여수시 종화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희례(53·여) 씨는 11일 장사를 접는다. 온 가족이 국제박람회 실사단 환영회에 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시민들의 유치 열기가 이번 실사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항목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날은 장사를 하지 않고 환영행사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2012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을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 실사(9∼13일)를 사흘 앞둔 6일 여수는 손님맞이로 분주했다.

관공서 은행 병원 등 대형 빌딩에는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를 기원합니다’, ‘환영 BIE 실사단’이라고 쓴 플래카드가 바람에 펄럭였다.

거리는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엠블럼으로 물결을 이뤘고 주택과 상가 게양대에도 태극기가 나부꼈다.

주요 도로가 새로 포장되고 도로변 화단은 노란 팬지와 빨간 데이지 꽃으로 예쁘게 단장됐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신귀영(71·덕충동) 씨는 “이곳을 지나가는 실사단원에게 깨끗하고 정감 있는 도시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이틀째 로터리 주변을 정비하고 꽃단을 쌓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수건으로 땀을 훔쳤다.

슈퍼마켓을 하는 김영철(54·여서동) 씨는 “박람회가 지역 발전을 30년 이상 앞당긴다는데 이런 수고가 무슨 대수냐”며 “시민 모두가 이번에는 꼭 박람회를 유치하자며 똘똘 뭉쳤다”고 말했다.

11, 12일 실사단 방문에 대비해 여수시와 전남도, 박람회유치위원회 관계자들도 바삐 움직였다.

이들은 이날 오전 여수공항에서 실사단 영접 리허설을 갖고 오후에는 박람회 후보지인 신항 2부두와 실사단이 머무르는 경남 남해시 힐튼호텔을 점검했다.

실사단이 도보로 이동하는 시청 앞에서는 환영식 예행연습을 하기도 했다.

이희은 여수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 협력조정팀장은 “실사단에 여수의 비전과 유치 당위성을 설명하는 홍보관 공사가 마무리됐고 거리 정비와 홍보물 설치도 거의 끝나 이제 아름다운 여수를 보여 주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여수시는 실사단에 감동을 주는 대대적인 환영행사와 ‘깜짝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여수공항에서 시청으로 가는 도로변에 시민 2만여 명이 나와 박람회 상징 깃발과 태극기를 흔들며 실사단원들의 이름과 ‘예스 여수(Yes Yeosu)’를 외치게 된다.

미평동에 사는 박민심(68·여) 씨는 “몇 차례 반상회를 갖고 태극기조, 박람회깃발조 등으로 역할을 나눠 연습을 했다”며 “5년 전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준비한 만큼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사단이 거리 체험을 나설 때 한국외국어대 교수와 학생 70여 명이 실사단원들의 모국인 캐나다 덴마크 헝가리 브라질 러시아 스페인 루마니아 등 해당 국가 전통 의상을 입고 이들을 맞을 예정이다.

또 여수시청 앞부터 쌍봉사거리 인근 500m를 ‘감동의 거리’로 꾸며 나라별로 70m씩 해당국의 거리로 조성해 각국 국기와 실사단원의 얼굴 캐리커처를 들고 환호한다.

여수시는 실사에 맞춰 10일부터 5일간 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거북선 대축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실사단 일행이 거북선함 선상에서 열리는 만찬에 참가한 뒤 현장을 방문할 때 시민과 학생 6000명은 대형 깃발을 들고 화려한 길놀이를 선보인다.

실사단원들이 판옥선을 타고 종화동 해양공원으로 이동할 때 시민들은 수만 발의 불꽃을 쏘며 이들을 맞는다.

진남관 앞에서 거북선 축제 프로그램의 하나인 용줄다리기를 실사단과 함께한 뒤 100만 명이 서명한 유치 기원 서명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김용화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지원단장은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한 여수 세계박람회의 콘셉트에 맞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오현섭 시장의 각오

“전통 - 현대 조화로 역동적 이미지 보여줄 것”

“2002년의 뼈아픈 좌절은 다시는 없을 것입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 실사단을 맞을 준비작업을 총지휘하고 있는 오현섭(57·사진) 여수시장. 오 시장은 확신에 찬 어조로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권을 상하이(上海)에 내줬던 쓴 기억을 지우고 이번에는 기필코 개최권을 따내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실사단이 여수에 머무는 동안 화분 하나 꽃 한 송이부터 엑스포 유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느낄 것으로 확신한다”며 “너나 할 것 없이 ‘청결 질서 친절 봉사’라는 4대 시민운동을 앞 다퉈 실천하는 정성이 실로 감탄스러울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어 오 시장은 “유치 열기와 역동적 도시의 이미지를 실사단에 심어 주기 위해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진남제’를 비롯해 한중일 음식축제, 세계불꽃축제, 동백가요제 등을 묶어 연인원 80만 명이 참여하는 ‘거북선 대축제’를 기획했다”며 “특히 세계불꽃축제는 아름다운 여수의 밤을 만끽할 축제 마당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앞서 이뤄진 평창 동계올림픽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실사 과정을 통해 우리가 준비하고 유념해야 할 사항들을 꼼꼼히 챙겼다”고 말했다.

여수=김 권 기자 goqud@donga.com

■ 개최때 얻는 것

관람객 월드컵 두배

10조 생산유발 효과

세계박람회(EXPO·엑스포) 개최에 따른 효과는 과연 얼마나 크기에 각국이 앞 다퉈 유치 경쟁에 뛰어드는 것일까.

스페인 세비야(1992년) 독일 하노버(2000년) 일본 아이치(愛知·2005년) 등 최근 10여 년 사이 열린 엑스포 개최 성과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통계치는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이들 엑스포에는 각각 2000만∼4000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 경제효과가 10조 원대를 웃돈다.

한국은 이미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를 통해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의 득실을 경험했지만 엑스포 개최의 파급 효과는 이들 행사에 비해 훨씬 크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우선 여수 엑스포 추정 관람객 수는 795만 명(외국인 43만 명 포함)으로 올림픽(290만 명)과 월드컵(350만 명)을 앞지른다. 생산 유발 효과는 10조 원으로 올림픽(4조7000억 원), 월드컵(7조5000억 원)을 능가하고 고용 유발 효과도 15만7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제 효과보다 정치 사회적 효과를 먼저 꼽는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수 엑스포는 한국의 국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최지 전남 여수를 기준으로 본다면 엑스포가 열릴 신항(수정동 덕충동) 일대가 국제 관광레저단지 및 해양 관련 첨단과학기술 전시 항만으로 조성되면서 ‘미래형 해양도시’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도 17호선 대체 우회도로 개설과 여수공항 확장을 비롯한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으로 지역 발전을 30년가량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상필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수 엑스포는 획기적인 지역 이미지 정립과 도시 개발의 전기가 되는 것은 물론 관광 및 해양산업 활성화와 ‘전남-경남 교류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 비경제적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수=김 권 기자 goqud@donga.com

[동영상]2012 세계 박람회는 여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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