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의 어머니는 우리 어머니” 동료 어머니 치료비 보태

  • 입력 2007년 4월 9일 03시 04분


육군 1사단 포병대대 장병들은 홀어머니의 병간호와 생계유지 곤란으로 군생활을 포기하려던 문승수 일병(오른쪽)에게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사진 제공 육군
육군 1사단 포병대대 장병들은 홀어머니의 병간호와 생계유지 곤란으로 군생활을 포기하려던 문승수 일병(오른쪽)에게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사진 제공 육군
홀어머니 간병과 부양 문제 때문에 조기 전역을 하려던 병사가 동료 장병들의 성금과 격려에 힘입어 군 복무를 계속하게 됐다.

육군 1사단 포병대대 문승수(27) 일병은 외아들로 홀어머니를 돌보다 지난해 10월 입대했다. 입대 전 아버지가 지병으로 타계하는 바람에 문 일병은 생활비와 어머니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주유소와 공사장에서 일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 자격이 안 돼 국가 보조금은 물론 병역면제 혜택도 받지 못했지만 그의 벌이로는 어머니의 치료비를 대기에도 빠듯했고 빚도 계속 늘어났다. 문 일병 입대 후 모친은 무허가 벽돌집에서 홀로 투병해야 했다.

어머니의 처지를 고민하던 문 일병은 자대 배치 후 분대장에게 어려움을 호소했고, 포대장 윤동현 대위를 비롯한 동료 장병들은 성금을 모아 올 1월 문 일병의 입대 100일 휴가 때 전달했다.

또 대대장 김을영 중령도 대대 간부 21명으로 ‘사랑의 모금회’를 만들어 매월 20만 원씩 모아 문 일병의 어머니에게 전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별도로 모금한 70만 원을 문 일병에게 전달하고 격려했다.

문 일병은 병역법 제62조의 ‘생계유지 곤란 사유 병역감면제도’ 조항에 따라 본인이 원하면 전역할 수 있지만 “아들이 병역 의무를 끝까지 성실하게 이행했으면 좋겠다”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군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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