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겨울잠 일찍 깬 반달곰 ‘온난화 불면증’?

  • 입력 2007년 4월 9일 03시 04분


지리산 반달곰 13마리 중 6마리가 예년보다 4∼11일 일찍 겨울잠을 끝내자 온난화 탓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리산 반달곰들은 지난해 12월 6일 러시아 연해주산 ‘로드’가 경남 함양군의 속칭 ‘국골’의 나무굴에서 동면에 든 것을 시작으로 잇달아 겨울잠에 빠졌다.

이들 중 북한산 수컷 ‘송원9’가 지난달 27일 전남 구례군 노루목 바위굴에서 깨어나는 등 이달 4일까지 북한산 3마리와 연해주산 3마리가 활동을 시작했다. 나머지 7마리도 10일경 모두 동면에서 깨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달곰이 동면에서 처음 깨어난 시점은 2005년에는 3월 31일, 2006년에는 4월 7일이었다.

반달곰이 이처럼 겨울잠에서 빨리 깬 것은 올해 3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고, 지난달 말 지리산의 낮 최고기온이 20도까지 치솟았기 때문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분석했다.

공단은 동면에서 깬 곰에게 위협이 되는 올무 등을 제거하는 한편 곰들이 농작물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전기울타리 설치에 나섰다.

공단의 곰복원센터 이배근 박사는 “등산객이 주는 음식과 올무 탓에 반달곰이 야생 적응에 실패하거나 폐사한다”며 “산에서 곰을 보더라도 음식을 주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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