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거리의 악사? 거리의 천사!

  • 입력 2007년 4월 9일 06시 36분


경남 함안군 군북면 남해고속도로 진주 방향의 남강휴게소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통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거리의 악사들이 모인다.

올해로 10년째 거리공연 모금을 통해 소아암 어린이를 돕는 사단법인 한국백혈병 소아암협회 소속 ‘음악세상’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에는 부산지역 지하철역과 전남 광양시, 울산 울주군 언양읍, 충북 옥천군 등 전국 각지에서 모금활동을 벌인다.

모임 회장 이재영(54) 씨가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가수 ‘수와 진’의 공연을 보고 감동받아 1998년 2월 14일 만든 음악세상은 지난달 29일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앞에서 900회 기념공연을 했다.

자원봉사에만 전념할 수 없어 회원이 들쭉날쭉하지만 5명의 고정 회원이 있다. 이 씨의 부인 설라경(52) 씨와 통기타 가수 양선호(35) 씨, 주부 최수정(37) 문성욱(33) 씨가 그들로 모두 부산에 살고 있다.

하루 공연으로 거둬들이는 모금액은 평균 30여만 원. 지금까지 2억7500여만 원을 모아 소아암협회에 전달했다. 이 돈은 부산백병원에서 치료 중인 김모(10) 군 등 모두 92명의 치료비로 쓰였다.

음악세상은 기부하는 사람들에게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홈페이지(m-w.co.kr)에 매달 치료비와 수술비 지원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회원들은 “소아암 어린이가 건강을 되찾게 된다고 생각하면 노래 부르는 것이 행복하다”며 “앞으로 2000회 기념공연까지 모임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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