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여수-광양, 여수산단 진입 다리이름 놓고 신경전

  • 입력 2007년 4월 9일 06시 36분


전남 여수에서 묘도를 거쳐 광양을 잇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에 세워질 2개의 다리 이름을 놓고 여수시와 광양시가 맞서고 있다.

여수시는 다리가 건설되는 바다의 역사적 의미를 살려 ‘이순신 대교’로 불러줄 것을 바라고 있으나 광양시는 동북아 물류항으로 발돋움하는 광양항을 알리기 위해 ‘광양대교’(영어명 선샤인브리지·Sunshine Bridge)로 해 줄 것을 전남도에 요청했다.

여수시는 이 해역이 1598년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의 활동 근거지로 이순신 장군의 얼과 조선 수군의 기백이 면면히 흐르고 있기 때문에 ‘이순신 대교’로 명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3공구 현수교 주탑 사이의 거리를 이순신 장군의 탄신년인 1545년을 기념해 1545m로 계획한 만큼 ‘이순신 대교’라는 이름이 적합하다는 것.

광양시는 2004년 10월에 이어 지난달 다시 주민 의견을 모아 다리 명칭을 광양대교로 해 줄 것을 전남도에 거듭 요청하고 나섰다.

광양시는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이 다리 아래를 지나 광양항에 들어오기 때문에 광양항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도 ‘광양대교’로 이름 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남도는 “지명도와 창의성을 고려해 다리별로 2개씩 이름을 선정한 뒤 선호도 조사를 벌여 이달 말 최종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자치단체가 다리 이름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것은 공사액이 8800억 원으로 규모가 큰 데다 두 개 다리 가운데 하나가 세계에서 3번째로 긴 현수교로 건설돼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공구(여수시 월내동∼묘도)는 4차로 1410m의 사장교로, 3공구(묘도∼광양시 금호동)는 4차로 2260m 현수교로 건설된다.

특히 3공구의 현수교는 주탑과 주탑 사이 간격이 1545m로 일본의 아카시대교(1991m), 덴마크 그레이트벨트교(1624m)에 이어 세계 3번째 규모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1200m)보다 340여 m가 더 길다.

이 다리는 올 10월 착공해 여수 세계박람회 개최 예정 1개월 전인 2012년 4월 준공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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