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의 A 초교는 학교 운동장 놀이시설을 없애고 공원으로 꾸몄다.
하지만 조경에 문외한인 필자가 보더라도 학교공원이라고 하기에는 왠지 어설프고 황량하기만 했다.
비실비실해 보이는 나무와 꽃들 사이로 작은 분수가 있었다. 하지만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모습은 볼 수가 없다. 학교 관계자는 “수도요금이 많이 나와 물을 잠갔다”고 말했다.
공원과 운동장 경계에는 철조망이 쳐져 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공으로부터 공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학교 측이 밝힌 이유다. 아이들의 정서함양을 위한 학교공원인지 공원을 위한 공원인지 헷갈린다.
인근의 B 초교. 다른 학교 공원 사업비의 두 배인 2억 원을 들여 학교 담장을 따라 공원을 만들었다. 학교공원 개장식을 하던 날 교육청 관계자, 기초단체장, 교육위원 등 인사들을 대거 초대해 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그 후 얼마 안 가 공원 관리에 어려움이 생기자 학교공원 가꾸기 도우미를 모집해야 했다.
인천시가 지난해 100억 원을 들여 103개 학교에 공원화사업을 추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다수 학교공원이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유지 관리의 어려움, 전문적 지원 체계 부족, 운영비 문제, 학교공원에 대한 공감대 결여로 아까운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시는 앞으로 2010년까지 인천의 전체 430여 개 학교에 공원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학교공원이 교육적 목적에 맞게 제대로 활용되고 학교 구성원이 애용하는 편안한 쉼터가 아니라 그저 ‘공원을 위한 공원’으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예산 낭비는 물론 학교 현장의 희생과 고통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노현경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장 sommers202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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