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은씨 ‘주먹의 유혹’ 못떨치고…

  • 입력 2007년 4월 16일 03시 08분


1980년대 폭력조직이었던 양은이파의 두목 조양은 씨가 폭력 갈취 혐의로 긴급체포돼 서울 용산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1980년대 폭력조직이었던 양은이파의 두목 조양은 씨가 폭력 갈취 혐의로 긴급체포돼 서울 용산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80년대 국내 3대 폭력조직 중 하나였던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57) 씨를 긴급체포해 상해 및 공갈 등의 혐의로 1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2005년 10월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동석한 황모(46) 씨의 태도가 건방지다는 이유로 유리컵, 재떨이 등을 집어 던져 황 씨의 머리에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또 사업가 박모(46) 씨에게서 2005년 1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4, 5차례에 걸쳐 금품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돈이 입금된 은행계좌와 “조 씨가 ‘도박 빚을 졌으니 대신 갚아 달라’며 22억 원을 요구했다”는 박 씨의 진술을 토대로 범행을 추궁했으나 조 씨는 “사업상 돈이 필요해 빌린 것뿐이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씨는 또 상해 혐의에 대해서도 “싸운 것은 맞지만 머리를 때린 것은 아니다”며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 달 전쯤 조 씨의 범죄 혐의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검거에 나서 13일 오후 11시 30분경 조 씨가 장기 투숙하고 있던 역삼동의 모 호텔에서 조 씨를 긴급체포했다.

1978년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결성해 ‘서방파’, ‘OB파’와 함께 전국의 조직폭력계를 주름잡았던 조 씨는 1980년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1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조 씨는 1995년 16세 연하의 동시통역사와 결혼하고 1996년 자신의 주먹인생을 다룬 영화의 주연 및 제작을 맡는 등 출소 후에도 숱한 화제를 뿌렸다.

하지만 조 씨는 ‘주먹세계에서 손을 씻고 새 삶을 살겠다’며 신학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신앙생활에 투신했으나 1996년 억대의 스키장 회원권을 갈취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001년에도 해외에서 상습 카지노 도박을 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하기도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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