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모의논술 평가결과 분석

  • 입력 2007년 4월 17일 03시 00분


《고려대가 7일 고3 수험생 9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논술 모의고사는 문항별로 교과 영역이 분리돼 지난해에 비해 통합교과적 성격이 크게 줄었다. 달라진 고려대 모의 논술의 특징을 통해 계열별 대비법을 알아보자. 고려대 모의 논술 문제는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 2008 고려대 자연계 모의 논술

○ 제시문 개수-문항 수-답안 분량 등 줄여

고려대는 지난해 논술고사의 수준이 지나치게 고난도였다는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앞서 치른 서울대와 연세대의 난이도에 맞춰 문제 수준을 낮췄다.

제시문의 개수와 문항 수도 줄어들었다. 답안 분량 역시 전체적으로 줄었고, 1400자 정도의 장문을 요구하는 문제도 출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문학 작품, 통계 자료 등을 활용해 제시문의 형태를 다양화한 것이 눈에 띈다.

또 서울대 연세대와 마찬가지로 논제 및 제시문의 내용이 교과 과정 내에서 다루는 것들이었고, 고교 교과서에서 직접 발췌한 제시문도 나왔다.

○ 언어-수리 통합형에서 계열특성 강화로 전환

고려대 모의 논술의 가장 큰 특징은 언어·수리 통합 형태에서 계열별 특성을 강화한 형태로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실시한 통합논술에서는 계열별로 문항 수와 배점 등을 차등 적용했을 뿐 인문계와 자연계 학생이 모두 같은 유형의 문제를 풀어야 했다. 하지만 올해 실시한 모의고사에서는 계열별로 전혀 다른 문제가 나왔다.

인문계는 2쪽 분량의 긴 글을 400자 내외로 요약하거나, 한 제시문의 논지를 참고해 다른 제시문을 해설하는 문제 등 전형적인 언어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주를 이뤘다. 논제 3은 제시된 표를 분석하고 표에 담긴 의미를 사회 현상과 관련해 논술하는 문제였지만 수리적 사고는 별로 필요하지 않았다.

자연계 논술에서 언어 비중은 대폭 축소되고 과학 교과 간 또는 과학과 수리를 통합한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수학 등 여러 교과의 내용을 다양하게 활용한 문제가 주로 나왔지만 한 교과 내에서 서로 다른 단원을 통합한 문제는 없었다.

실생활 소재를 활용해 과학에 관한 일반적인 개념의 이해 및 적용 능력을 평가한 서울대와는 달리 심층적인 지식의 이해 및 실험설계 능력, 수학적 계산 능력 등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이 나왔다.

○ 인문-통계자료 분석, 자연-개념원리 이해 연습을

인문계는 언어 및 사회 논술, 자연계는 수리 및 과학 논술로 서울대 연세대와 유사한 형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인문계 학생이 수리 공부에 매달리거나, 자연계 학생이 통합 사회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어졌다.

인문계 논술은 언어와 수리가 유기적으로 통합돼 고난도의 수리적 사고가 필요한 문제는 출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과 교과서나 신문 등에 살린 도표나 통계 자료를 분석해 의미를 도출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겠다.

보통 각 문항의 첫째 논제는 요약이나 논지 비교 등 문제 발견과 상황 파악 능력과 관련된 것이다. 둘째 또는 셋째 논제는 제시문의 기본 개념이나 문제의식을 가지고 현실의 문제를 직접 분석하고 대안을 구상해 내는 능력과 관련된 것.

이 중 후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자기 가치관에 따라 현실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하는 등 사고력을 깊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자연계 논술은 계열별 특성상 수학과 과학 지식을 많이 활용하므로 고교 수학과 과학 교과서 대단원에 나오는 기본 개념 및 원리 위주의 학습을 통해 통합 교과형의 기본 지식을 갖춰야 한다.

모의논술 논제 1처럼 논제와 제시문을 이해하고 스스로 실험 과정을 설계해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가 종종 나오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또 개별 교과의 지식 이해에 그치지 말고 비판적 성찰을 통해 여러 과목을 통합적으로 사고해 교과 간 연결 고리를 정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유웨이중앙교육 강신창 논술실장은 “수리적 개념이나 원리가 과학적 현상에 사용되는 예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해해야 한다”며 “또 수리 및 과학도 결국 논술로 출제되므로 기본적인 논술 답안 작성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모의논술 계열별 분석
계열문제 구성시간, 분량제시문논제관련 교과
인문문항 1논제 3180분, 최대 1800자 내외(가) 장 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 발췌 편집(나) 마인하르트 미겔, ‘성장의 종말’ 발췌 편집(다) 최정례, ‘빵집이 다섯 개 있는 동네’(라) 국민총생산, 에너지 소비량, 1인당 전력 소비량, 총광고비의 변화 추이를 보여 주는 도표1. 제시문 (가)를 400자 내외로 요약하시오.(20점)국어(하)+독서+작문+경제
2. 제시문 (나)의 논지를 밝히고. 이것을 참고하여 제시문 (다)를 해설하시오.(700자 내외, 40점)국어(하)+독서+작문+경제
3. (라)의 표에 나타난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에너지 소비 변화의 특징을 설명하시오. 그리고 제시문들을 참고하여 1970년 이후 전력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한 이유와 의미를 사회 변동과 관련시켜 논술하시오. (700자 내외, 40점)국어(하)+독서+작문+경제+사회·문화
자연문항 3논제 6180분, 분량 제한 없음(가) 화학 평형과 완충 용액에 대해 설명한 글(나) 생물학적인 완충의 의미에 대해 설명한 글(다) 한미 FTA 타결과 완충 장치(라) 뉴턴의 순간 변화율 개념을 이용한 물체의 운동에 대해 설명한 글(마) 관성력과 관성기준좌표계에 대해 설명한 글(그림1. 코리올리 힘의 원인 참조)(바) 겉보기 운동에 관해 설명한 글(그림2. 화성의 겉보기 운동 참조) (사) X선 컴퓨터 단층촬영을 통해 얻은 J축의 단면 위치와 세라믹 안의 불순물 덩어리의 단면적 간의 관계를 보여 주는 표 1. 제조한 완충 용액과 A 지시약 용액의 성질을 이용해 현재 내리고 있는 비의 산성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제시하시오.화학Ⅱ+수학Ⅰ
2. 제시문 (가), (나)를 토대로 해서 과로나 과격한 운동으로 인체가 피로를 느끼는 원인과 다시 항상성을 회복하는 현상을 각각 설명하시오.화학Ⅱ+생물Ⅰ
3. 제시문 (가)와 (나)를 바탕으로 실생활과 화학의 완충 개념을 비교하여 논하시오.화학Ⅱ+사회
4. 질량 0.2kg인 사과가 지면으로부터 높이 4m인 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다. 뉴턴은 나무 밑에 앉아 있고, 갈릴레이는 3H/:2의 등가속도로 달리는 자동차를 타고 나무 밑을 통과한다. 이 순간 사과가 떨어진다고 할 때, 뉴턴과 갈릴레이의 입장에서 제시문 (라)를 이용하여 각각 사과의 운동을 기술하여라.물리Ⅱ+수학Ⅱ
5. 갈릴레이가 관찰한 결과를 제시문 (마)와 (바)에 등장하는 관성력과 겉보기 운동을 사용하여 설명해 보시오.지구과학Ⅱ+물리
6. 불순물의 부피를 가급적 정확하게 얻는 방법을 제안하고 부피를 추정해 보시오. 그리고 그 타당성에 대해 논술하시오. 수학Ⅱ
자료: 유웨이중앙교육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08학년도 연세대 입시 세부계획

연세대는 14일 2008학년도 입학설명회를 열고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7월 12∼16일 언더우드국제학부 원서를, 9월 7∼11일 2-1학기와 2-2학기 수시모집 원서를 접수한다.

정시모집에서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역별 등급 점수는 언어 및 외국어의 경우 1등급 100점, 2등급 97점, 3등급 93점, 4등급 88점, 5등급 82점 등 등급별로 3∼10점 차를 두기로 했다.

수리영역은 1등급 100점, 2등급 96점, 3등급 91점, 4등급 85점, 5등급 78점 등 4∼10점, 사회탐구 및 과학탐구 영역은 1등급 100점, 2등급 98점, 3등급 95점, 4등급 91점, 5등급 86점 등 등급이 내려갈수록 2∼10점을 깎는다.

1등급과 2등급의 점수 차는 수리영역이 4점으로 가장 크고 언어와 외국어는 3점, 탐구는 2점이다. 수험생들은 수능 과목 중에서도 특히 수리영역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영역별로 인문계는 사탐의 반영 비중이 낮고, 자연계에선 수리 ‘가’와 과탐의 비중이 높다. 인문계열의 경우 언어, 수리 ‘나’, 외국어를 1로 기준했을 때 사탐(3과목)은 0.5 비중으로 반영한다. 자연계열은 언어, 외국어는 1이지만 수리 ‘가’와 과탐(3과목)은 0.5의 가중치를 주어 1.5의 비중으로 반영한다.

학교생활기록부는 정시에서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 영어 수학 사회, 자연계열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4개 교과를 반영한다. 학생부 등급이 내려갈수록 만점 10점에서 1점씩 감점한다. 학년별 반영 비율은 ‘1학년 20%+2학년 30%+3학년 50%’다.

수시에서는 계열 상관없이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개 과목을 석차백분율로 계산해서 적용한다. 반영 교과 외의 다른 과목은 9등급만 감점한다.

정시에서 수능으로만 선발하는 우선선발 모집에서 동점자가 정시모집 정원의 50% 이상을 초과하면 동점자 처리 원칙에 따라 인문계열(인문, 외국어문학부)은 언어 수리 외국어의 합, 언어, 외국어, 수리 ‘나’, 사탐 3과목, 제2외국어 성적순으로, 사회계열은 언어 수리 외국어의 합, 수리 ‘나’, 외국어, 언어, 사탐 3과목순으로, 자연계열은 수리 ‘가’와 과탐 3과목의 합, 수리 ‘가’, 과탐 3과목순으로 전형한다.

청솔학원 오종운 소장은 “정시 및 수시 우선 선발에서 수리 영역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수리 영역을 중심으로 공부하되 영역별로 고르게 상위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수시 및 정시 최종 전형에 대비해 논술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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