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실 때문에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의 줄임말)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다. 그리고 대학생 중에는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 졸업을 연기하는 ‘NG(No Graduation)족’이 되거나, 부모의 경제적 그늘에서 안주하는 ‘캥거루족’이 되기도 한다.
청년실업률의 상승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는다. 졸업 직후부터 실직자가 된 데 대한 심리적 좌절을 느끼면서 가족 간 갈등을 빚는다. 심지어 대인기피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각한 욕구의 좌절은 분노로 바뀌고 사람이 공격적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청년실업의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답이 가능할 것이다. 그중 한 가지는 일자리가 늘어나는 규모는 경제성장 속도에 따르는데 경제성장이 최근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표2>에서 알 수 있듯이 주요 기업들이 직원 채용 시 신규 졸업자보다 즉시 활용 가능한 경력 근로자를 채용하는 경향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도 들 수 있다.
그런데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이면에는 중소기업 인력난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버티고 있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지난 2월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가 전체 실업자 수가 80만 명을 넘고 있지만 기업의 부족인력은 22만5000여 명이나 됐다. 특히 중소기업의 부족인력이 21만2000명으로 전체 부족인원의 94.2%를 차지했다. 청년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한다. 결국 구직을 원하는 청년층이 눈높이 조정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표3>을 통해 눈높이 조정 실패의 원인을 알 수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근로조건의 격차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로 인해 청년층이 중소기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윤상철 경희여고 교사
<표2> 주요 기업들의 채용 추이 (단위: 천명, %) 구분 1997년 1998년 1999년 2000년 2001년 2002년 취업자수 1,573 1,407 1,321 1,319 1,234 1,247 신규채용자수 218 164 256 270 185 166 경력자 채용비중 40.7 54.9 73.3 78.1 78.7 81.8 <표3>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근무조건 비교 (월 평균) 구분 임금 근로시간 법정외 복리비 이직률 산업재해율 대기업 263만 원 196.8 22만 원 1.16% 0.34% 중소기업[대기업대비] 177만 원[67%] 200.4[102%] 14만 원[64%] 2.77%[2.4배] 0.94%[2.8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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