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폐지-축소해야” 보고서 논란

  • 입력 2007년 4월 25일 02시 53분


사설 연구기관이 외국어고와 국제중을 전면 폐지하거나 학교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보고서를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출해 연구용역의 의도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교육연구소는 2006년 말 교육부의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수행한 ‘특수목적고 중장기 운영 방향 및 발전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외고와 국제중은 입시 위주의 학교로 변질돼 수를 대폭 축소하고 다른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평준화 이전의 일류 고교 학생 수는 전체 고교 입학 연령의 1.3%였지만 현재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 학생 수는 전체의 1.5%로 추정된다”며 “외고는 과학고에 비해 학교 수로 1.5배, 학생 수로 6.6배나 되는 만큼 학교 수를 줄여 과학과 외국어 분야의 균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 보고서는 국제중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도 명확히 없이 성적에 의한 학생 선발이라는 특혜를 누리고 있으며 의무교육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공공연하게 영어로 교육한다”며 “입학 대상을 귀국자 자녀로 제한하고 교육 과정도 대안학교와 같이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교육연구소는 1995년 교육민주화운동에 뜻을 같이하는 교수와 학자, 교육운동가들이 모인 진보 성향의 연구소로 박부권(교육학) 동국대 교수가 이사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정책 연구를 많이 한 이 연구소의 이종태(현 한국교육개발원 혁신담당관) 박사에게 용역을 의뢰했다”며 “교육부에 제출한 보고서이지만 연구진의 견해일 뿐 교육부의 공식 의견이 아니고 보고서에 대해 아직 내부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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