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교육부에서 여성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알 후세인 압둘라 차관 일행이 최근 영남대를 방문해 ‘e-러닝’(인터넷을 활용하는 학습 방식)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압둘라 차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103개 여자 대학 여대생 35만 명은 엄격한 이슬람 규율 때문에 남자 교수에게서 배울 수가 없다”며 “그러나 여교수 확보가 잘 안 돼 효과적인 교육을 하기 어렵다는 게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영남대를 찾은 것은 이 대학이 2005년 7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대구경북권역대학 e-러닝 지원센터’ 주관 대학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50여 개 지역 대학과 대구 및 경북도교육청 등이 참여하는 지원센터에는 이미 3차원 가상 스튜디오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실 등이 갖춰져 있다.
또 지원센터에는 2009년까지 30억 원을 들여 e-러닝에 필요한 첨단 시설과 교육용 콘텐츠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지원센터가 개설한 온라인 강좌는 108개. 지역의 대학생 2만4000여 명이 이를 활용해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기술협약을 체결하고 e-러닝을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 활용 학습이 산학협력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압둘라 차관은 지원센터 스튜디오에서 대구 남구 대명동의 영남대 의대 학생들과 ‘실시간 원격강의’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정보기술(IT)이 발달한 한국답게 교육 방식도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차이가 커 무척 부럽다”며 “관련 기술과 교육콘텐츠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데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이뤄지는 원격 학습의 쌍방향성은 매우 인상적”이라면서 “조만간 e-러닝 실무자 등 학교 관계자들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영남대는 e-러닝 시스템 ‘수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영남대는 지난해 이라크 아르빌 시에 있는 살라딘국립대와 교류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계기로 대학 교육의 중동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e-러닝 지원센터 조계현(47·신소재공학부 교수) 센터장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중동 국가들은 낯설게 느껴지지만 인터넷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며 “한류(韓流)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는 등 중동 마케팅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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