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깨끗해진 공부방… 온 마을이 싱글벙글

  • 입력 2007년 4월 25일 06시 36분


“공부방이 지역 안정을 되찾고 활력을 불어넣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노인 인구가 많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경남 합천군 가회면 덕촌리. 이곳에서 합천여성회 부설 ‘꿈꾸는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을 5년째 맡고 있는 이춘선(38) 시설장은 요즘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2003년부터 공부방을 꾸렸으나 적절한 장소가 없어 가회면복지회관과 합천여성농업인센터 등을 오가며 더부살이를 했으나 최근 가회면복지회관 2층의 55평에 깔끔한 공간을 마련하고 어린이들과 공부하게 됐기 때문. 장소를 제공한 합천군은 2000만 원의 지붕 방수공사비까지 댔다.

여기에 4년째 ‘희망의 공부방 만들기’ 사업을 펴고 있는 사단법인 사회연대은행(이사장 김성수)과 삼성사회봉사단(사장 한용외)이 리모델링 비용 4000만 원을 지원했다.

지난달 10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이곳은 인근 가회초등학교 학생들 대부분이 수업이 끝나자마자 달려올 정도로 인기가 좋다. 사교육은커녕 학원 근처에도 가 보지 못해 학습 수준이 떨어졌던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놀고 공부하면서 흥미를 되찾았다. 새로운 ‘또래 문화’도 생겼다.

오후 2시쯤 ‘손님’들이 몰려오면 이 시설장과 2명의 자원봉사자 등 3명의 지도교사가 오후 8시까지 학과목과 피아노 등을 가르친다. 단골손님은 유치부 8명, 초등생 46명, 중학생 10명 등이다. 이들은 월 5000원∼1만 원의 간식비만 내면 된다.

이 센터는 매월 200만 원씩 나오는 지역아동센터 지원금으로 운영한다.

이 시설장은 “2004년 61명이었던 가회초등학교 학생이 지난해 59명으로 줄었으나 올해는 다시 65명으로 늘었다”며 “자녀교육 문제로 농촌을 떠나려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은 도시에서 전학을 오기도 했다.

새 센터 개소식은 26일 낮 12시부터 이종수 사회연대은행 상임이사와 삼성봉사단 한 사장, 지역 기관장,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사회연대은행 관계자는 “지역별 공부방을 중심으로 민간과 공공기관의 협력이 활발해지고 지역 주민의 호응도 좋다”며 “시설 개보수 차원을 넘어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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